미국 배우 윌 스미스(54)가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시상자인 배우 크리스 록(57)의 뺨을 때린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배우조합(SAG)이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스미스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고, 아카데미상 주최 기관인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세상의 시선이 스미스에 쏠리는 가운데 사건 이면에 대한 궁금증 역시 적지 않다. 록은 시상식 무대를 내려간 후 어떤 행동을 했을까. AMPAS 고위 관계자들은 돌발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을까.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가 스미스의 폭행 직후 카메라 밖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28일 상세히 보도했다.
록은 시상식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리허설을 무사히 마쳤다. 록이 27일 오후 시상식에서 장편다큐멘터리영화상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한 발언은 애드리브였다.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머리에 대한 조롱은 행사 관계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내용이다. 이날 시상식 대기실에는 배우 우마 서먼과 제이크 질렌할, 케빈 코스트너, 앤서니 홉킨스 등 여러 시상자들과 유명인사들이 모여있었다. 스미스의 홍보담당자 메레디스 오설리번 와슨과 록의 매니저 제이슨 웨인버그도 함께 있었다. 복수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스미스가 록의 뺨을 때린 후 대기실엔 정적이 감돌았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라는 얼굴 표정들”이었다고 한다.
시상자들은 대기실에 있다가 시상을 하러 무대로 가고 대체로 대기실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날 록은 장편다큐멘터리상 수상작 ‘썸머 오브 솔’의 감독 아미르 퀘스트 러브 톰슨에게 트로피를 건넨 후 대기실로 오지 않았다. 매니저 웨인버그는 당황한 채 앉아있다가 경찰당국에 폭행 사건을 신고해야 하지 않냐는 말이 나오자 대기실을 나갔다.
시상식이 TV광고 시간에 맞춰 잠시 멈추자 돈 허슨 AMPAS 최고경영책임자와 데이비드 루빈 AMPAS 회장이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대변인과 더불어 대기실을 찾았다. 그들은 스미스의 홍보담당자 와슨과 함께 다급히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이후 허슨과 루빈은 시상식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와슨은 휴식시간마다 무대 뒤와 스미스의 자리를 오가며 대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