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동지냐 15년 지기냐.’
6ㆍ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직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앞다퉈 이재명 전 대선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경기지역에서 여전한 이 전 후보의 후광을 선거에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조정식(경기 시흥을ㆍ5선)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해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을 ‘친(親)이재명계 좌장’으로 소개한 그는 “조정식은 이재명과 함께했고, 이재명을 지켜 온 ‘이재명의 찐 동지’”라며 “국민을 무시하고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지켜 내겠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지냈다.
‘이재명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건 다른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앞서 21일 경기지사직에 도전장을 낸 민주당 소속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아예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단언했다. 또 31일 출마 선언 예정인 안민석(경기 오산ㆍ5선)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의 15년 친구’를 자처하면서 “(나야말로) 이재명을 더 잘 이해하고 이재명이 해왔던 일을 발전, 계승시킬 수 있다”고 두 사람의 접점을 부각하려 애썼다.
물론 아직까지 이 전 후보가 특별히 마음에 두고 있는 이는 없다고 한다. 그와 가까운 경기지역 의원은 “이 전 후보 입장에선 누구든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길 수 있는 경쟁력 높은 후보를 가장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사 또는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의 출마 형식과 지역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비대위 회의에서 양당의 합당 논의 개시를 김 대표에게 공식 제안했다. 지방선거에서 새로운물결 소속으로 남아 선거 연대를 하기보다, 합당을 통해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나서 달라는 요구다. 새로운물결은 29일 최고위원 회의를 갖고 민주당과 합당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김 대표는 출마 지역과 관련해선 “여기냐, 저기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런 설왕설래도 경기와 호남, 제주 등 여권이 우세한 지역에 한해서다. 나머지 시도에서 민주당은 여전히 후보 인물난을 겪는 중이다. 특히 주요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는 뚜렷한 출마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자 송영길ㆍ이낙연 전 대표 등 당내 중진들의 차출설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당직 사퇴 시한을 12일에서 내달 30일까지로 연장하기도 했다. 선거 출마를 독려하기 위한 당 지도부의 고육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