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학살자' 발언에 마크롱, "긴장 고조 안돼"

입력
2022.03.28 00:07
"우리의 목표는 외교적 수단으로 전쟁 멈추는 것"
28~29일 중 푸틴과 통화 계획…"민간인 대피 논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학살자'(butcher)라고 부른 것과 관련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3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푸틴 대통령과 대화 중이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단어(학살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외교적인 수단을 이용해 전쟁을 멈추고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말이나 행동으로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적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맹비난하며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심화된 후 나왔다. 유럽 순방 중 폴란드 바르샤바의 난민 시설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학살자"라고 표현하고, 연설에선 푸틴 대통령이 "권좌에 계속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두마) 외교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규칙적으로 (러시아를) 겁박하는 성명을 내고 있으며, 이는 범죄보다 더 악의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전부터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러시아와 외교 채널을 구축해 전화 회담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오는 28~29일 중 러시아군이 포위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다시 푸틴 대통령과 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