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군 당국은 전날 이 ICBM이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과는 다른 기종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었다. 김 위원장은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시험 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하기도 했다.
25일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체 111년 3월 23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 무력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 17형 시험 발사를 단행할 데 대해 친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23일 새로 개발된 신형 ICBM 시험 발사 단행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24일 현장을 찾아 화성포 17형 시험 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며 "시험 발사는 주변국 안전을 고려해 고각 발사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은 최대정점고도 6,248.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90㎞를 4,052s(초)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의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였다"고 밝혔다.
이번 '화성-17형'의 시험발사를 통해 이 미사일의 성능을 완전히 검증했으며 향후 양산 및 실전배치가 이뤄질 것임도 시사했다. 신문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하여 무기 체계의 모든 정수들이 설계상 요구에 정확히 도달됐으며 전시환경 조건에서의 신속한 운용 믿음성을 과학기술적으로, 실천적으로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명백히 증명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 17형 무기 체계는 반공화국 핵전쟁 위협과 도전들을 철저히 통제하고 그 어떤 군사적 위기에도 공세적으로 대응하며 공화국 안전을 수호하는 강위력한 핵전쟁 억제력을 수행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험 발사에 대한 대외 메시지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 무기 출현은 전 세계에 우리 전략 무력의 위력을 다시 한번 똑똑히 인식시키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전략 무력의 현대성과 그로부터 국가의 안전에 대한 담보와 신뢰의 기초를 더 확고히 하는 계기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국방과학기술의 집합체인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성공은 주체적 힘으로 성장하고 개척되어온 우리의 자립적 국방 공업의 위력에 대한 일대 과시로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라의 안전과 미래의 온갖 위기에 대비하여 강력한 핵전쟁 억지력을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려는 우리 당과 정부의 전략적 선택과 결심은 확고부동하다"면서 "비할 바 없이 압도적인 군사적 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은 가장 믿음직한 전쟁 억지력, 국가 방위력을 갖추는 것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국방력을 강화하는 데 국가의 모든 힘을 최우선적으로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이것은 자기의 존엄과 자주권, 평화 수호를 위해, 우리 조국과 후대들의 영원한 안녕을 위해 우리 당이 내린 결심이며 우리 인민 스스로의 숭고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또 "누구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국가방위력은 어떠한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는 막강한 군사 기술력을 갖추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2018년 '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지 4년 만, 2017년 11월 '화성-15형'의 시험발사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북한이 이날 ICBM을 시험발사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이른바 모라토리엄 선언은 완전히 파기됐다.
신형 ICBM인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으나 시험발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