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재명계’ 박홍근(53·서울 중랑을·3선) 의원이 24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박 원내대표의 일성은 '강한 야당'이었다. 그는 검찰·언론개혁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예고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및 국민의힘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광온 의원을 결선 투표에서 누르고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계파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득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개혁과 민생을 야무지게 책임지는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정치 보복을 기필코 제지하겠다”고도 했다. 윤 당선인이 예고한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와 이재명 전 대선후보 수사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윤 당선인 및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략적 판단은 일삼지 않겠다”면서도 “역사 퇴행과 불통, 무능과 독선, 부정부패엔 단호히 맞서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소상공인의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대장동 특별검사 도입 △정치개혁 △검찰·언론개혁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2차 추경을 제외하면 국민의힘이 대체로 반대하는 사안들이다.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각종 개혁 법안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경우 여야 격돌이 불가피하다.
박 원내대표는 경희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2012년 19대 국회 때부터 서울 중랑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민주당 을(乙)지로 위원장을 역임한 예산·정책통이다. 박원순계 출신으로,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낸 인연으로 신(新)이재명계로 꼽힌다.
박 원내대표가 결선투표에서 친문재인계이자 친이낙연계인 박광온 의원에게 승리한 만큼 재기를 모색 중인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당내 입지는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선거가 뚜렷한 계파 간 대결로 흐르면서 갈등 수습이 박 원내대표의 급선무가 됐다. 선거 기간 이 전 후보 지지자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박홍근 후보를 지지하라”며 수천 통의 문자 폭탄을 보내 논란이 됐다. 박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해 “문자메시지 대량 발송 등으로 심려와 불편이 크셨던 점 송구하다”면서 “차기 원내 지도부는 단결을 새 출발의 기본 전제로 삼겠다”고 했다.
이날 선거는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원 172명이 각각 지지하는 후보 1명을 적어내는 교황 선출 방식(콘클라베)으로 실시됐다. 1차 투표에서 박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광온, 이원욱, 최강욱 의원 등 4명이 재적 의원 10% 이상 지지를 받아 2차 투표에 진출했다. 2차 투표에서 재적의원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득표 상위 2인인 박 원내대표와 박광온 의원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