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는 강속구 시즌?

입력
2022.03.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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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부터 150㎞ 중반대 강속구 속속 등장

KBO리그 시범경기부터 시속 150㎞ 중반을 웃도는 ‘파이어볼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뿌리는 강속구는 내달 2일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에 또 하나의 볼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두산의 새 외국인 선수 로버트 스탁(33)이다. 우완 투수 스탁은 2009년 MLB 세인트루이스에 지명(2라운드 전체 67순위)된 뒤 2018년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에 머문 시간은 55경기(선발 3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71)로 적지만 구속만큼은 누구보다 강렬하다.

KBO리그 시범경기 첫 등판인 지난 15일 수원 KT전에서 34개를 던지는 동안 최고 구속 156㎞를 찍었고, 21일 KIA전에서도 155㎞를 선보였다. 두산 관계자는 “지난해 MLB 시카고 컵스와 뉴욕 메츠에서 불펜 투수로 뛰며 빠른 공 평균 구속은 96.2마일(155㎞)을, 최고 구속은 101마일(162.5㎞)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스탁 역시 “빠른 공은 내가 가진 최고의 무기다. 정규 시즌이 되면 시속 160㎞가 넘는 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자신하고 있다. KBO리그는 구속을 공식 집계하진 않지만, 2012년 9월 15일 레다메스 리즈(LG)가 삼성전에서 찍은 162㎞가 ‘비공인 최고 구속’으로 통상 인정된다. 스탁은 “그 기록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는 건 한국팬들에게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파이어볼러’ 안우진(23·키움)도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157㎞짜리 빠른 공은 물론, 슬라이더까지 최고 146㎞를 찍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직전 등판이었던 15일 LG전에서도 156㎞의 강속구를 뿌렸고 5일 한화와 연습경기, 9일 자체 청백전 등에서도 꾸준히 155~157㎞를 선보인 만큼 올해도 변함없는 강속구 시즌이 예상된다.

삼성의 새 외국인 선수 알버트 수아레즈(33)도 22일 키움전에서 최고 구속 151㎞와 안정된 제구력을 동시에 선보이며 4이닝 무실점(1피안타 2사사구)을 호투했다. 키 190㎝ 몸무게 120㎏의 당당한 체구인 수아레즈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던 2019~21년 시속 150㎞를 가볍게 넘겼던 강속구 투수였기에 개막에 가까워질수록 구속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빠른 공 경쟁에 고우석(24·LG)을 빼놓을 수 없다. 스포츠투아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우석의 평균구속은 152㎞로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평균 구속'에서 가장 빨랐다. 이런 고우석의 강속구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KT전에서 153㎞를, 20일 NC전에서는 152㎞를 찍었고 22일 SSG전에서도 150㎞안팎의 위력투를 꾸준히 선보였다.

여기에 2년만에 KBO리그에 돌아온 김광현(34·SSG)은 복귀 첫 마운드였던 22일 인천 LG전에서 150㎞ 빠른 공을 선보였고, ‘2021 신인왕’ 이의리(20)도 지난 20일 151㎞짜리 속구와 함께 부상에서 돌아왔다. 또 팀내 5선발 경쟁 중인 장필준(34·삼성)도 21일 대구 키움전에서 최고 150㎞를, 선발 가능성을 타진 중인 최준용(21·롯데)은 21일 NC전에서 149㎞를 찍었다.

신인들의 빠른 공에도 관심이 쏠린다. “160㎞까지 노려보고 싶다”는 한화 특급 신인 문동주(19)는 스프링캠프 기간 155㎞ 빠른 공을 뿌리며 그의 투구를 지켜보던 류현진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다만 문동주는 지난 9일 옆구리 부상(내복사근 손상)으로 재활군에 합류한 상태여서 향후 부상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KT 신인 박영현(19)도 148㎞짜리 속공을 선보이며 화려한 데뷔 첫 시즌을 준비 중이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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