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이자 장사에 4대 은행 평균 연봉 1억 찍었다

입력
2022.03.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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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보다 연봉 많은 희망퇴직자 속출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이 평균 1억 원 넘는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자 중엔 은행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챙겨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결과란 비판 여론이 나온다.

20일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은행 직원의 평균 급여는 1억550만 원이었다. 전년(9,800만 원)보다 7.6% 올랐다. KB국민은행이 1억1,2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1억700만 원), 하나은행(1억600만 원), 우리은행(9,7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은행 직원들이 두둑한 성과급을 챙기면서 가능해졌다. 은행들은 지난해 대출 증가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수익 증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이익을 냈다. KB국민은행(2조5,633억 원)과 신한은행(2조4,948억 원)은 1년 전보다 당기순이익이 각각 13.1%, 20%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27.2% 불어난 2조5,757억 원, 우리은행은 무려 74% 급증한 2조3,851억 원을 기록했다.

희망퇴직금으로 은행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직원들도 있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5억 원 이상의 보수를 챙긴 상위 5명은 모두 희망퇴직자들이었다. 이들은 퇴직금을 포함해 8억3,200만~8억7,600만 원을 챙겼는데, 이는 진옥동 신한은행장(8억2,500만 원) 보수 총액보다 많았다.

하나은행 역시 관리자 및 책임자 급 퇴직자들이 상위 5위 명단에 올랐다. 이들의 지난해 보수는 7억5,100만~8억500만 원으로, 박성호 하나은행장(5억3,400만 원)보다 2억 원 이상을 더 받았다. KB국민과 우리은행 역시 희망퇴직자들은 8억 원 안팎의 연봉을 챙겼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호황을 누린 은행들이 성과급 잔치에 나선 것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가계대출 급증과 금리 인상이 역대급 실적을 낸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본격화된 대출 규제에도 대출금리를 더 올려 이자 장사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4대 은행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기본급의 3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