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담긴 가짜 정보가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추적단 불꽃이 익명으로 활동할 때부터 지켜본 사람도 많은데 어디서 가짜 뉴스를 생성하냐"며 분노했다.
최근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 '나무위키'에 박 위원장의 신상과 추적단 불꽃의 활동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올라왔다. 나무위키는 누구나 편집에 참여할 수 있어 사실과 다른 정보들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박 위원장을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일부 누리꾼들이 허위 정보들을 각종 커뮤니티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퍼나르고 맞장구치는 이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가짜 정보 중 하나는 박 위원장의 고향에 관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원주에 있는 치악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나무위키에는 처음에 전라남도 여수 태생이라고 나와 있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호남 지역 표를 얻으려고 고향을 바꾼 것이냐"는 말까지 했다. 곧이어 나무위키에서도 원주에서 태어난 것으로 고쳐지자 이번에는 "고향이 부끄러워 세탁하는 것이냐"는 근거 없는 비아냥까지 등장했다.
박 위원장의 대학 전공까지 문제를 삼는 이들도 있다. 박 위원장은 한림대 미디어스쿨을 졸업했으나 나무위키에는 중국학과를 나왔다고 올라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혹시 재중국한국교포 아니냐", "중국 쪽에서 보면 좋아하겠다"며 조롱섞인 댓글을 볼 수 있다. 현재는 나무위키도 미디어스쿨 전공으로 정보가 바뀐 상태다.
박 위원장이 활동한 추적단 불꽃은 'n번방 사건'을 세상에 알린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최초 보도는 서울신문, 공론화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라며 "박지현 위원장이 공로를 독식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해 검색한 결과 텔레그램 음란물 유통과 사이버 성추행에 대한 보도는 2016년부터 있다. 하지만 당시 보도는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자 음란물 유포자들이 추적하기 힘든 텔레그램으로 옮겨간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2018년 1월 한겨레는 모욕적 사진에 지인을 합성해 주고받는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같은 해 12월 뉴스1에서 텔레그램 내 음란물 유통이 점차 조직적으로 변해간다는 기사를 실었다.
2019년부터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본격적으로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서울신문이 그해 1월에 내보낸 기사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음란물이 공유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3월에 헤럴드경제에서 음란물을 금전적으로 거래하는 집단을 보도했다. 5월에는 조선일보가 텔레그램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에 관한 기사를 담았다. 석 달 뒤 8월 전자신문은 일탈계(성적 행위를 찍어 올리는 계정)를 운영하는 미성년자와 여성의 SNS 계정을 해킹하여 성착취 영상을 받아내는 수법을 알렸다.
추적단 불꽃이 퍼낸 책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에 따르면 추적단 불꽃은 2019년 7월 n번방 운영자 문형욱(갓갓)의 성착취 영상 제작 사실을 발견하고 취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2019 제1회 탐사·심층·르포취재물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은 추적단 불꽃의 기사 '미성년자 음란물 파나요?, 텔레그램 불법 활개'를 통해 n번방의 실체를 밝혔다. 이 기사에서는 n번방이라 불리게 된 계기인 번호방의 조직도와 운영 방식을 자세하게 보도했으며 잠입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생생한 자료도 공개했다.
같은 해 11월부터 한겨레를 시작으로 여러 언론에서 관련 보도를 시작했다. 12월 말에는 다양한 SNS에서 n번방 실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해시태그 운동이 펼쳐졌다. 즉 텔레그램 내 성범죄에 대한 보도는 꾸준히 있었지만 n번방 사건을 알린 것은 박 위원장이 속한 추적단 불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얼마 전에도 박 위원장이 무리한 의전을 요구했다는 정보가 인터넷에서 순식간에 유포되며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요구한 적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허위 정보였음이 드러났다.
이처럼 박 위원장을 폄하하는 사람들을 두고 누리꾼들은 "별 어그로(분란을 조장하기 위한 악의적인 행동)가 다 끌린다", "그동안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익명으로 활동했던 사람의 신상으로 조롱하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도를 넘는 사람들은 신고했다"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