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보다 줄어든 확진자?… '신속항원 확진'에 질병청 집계 오류

입력
2022.03.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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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의료기관 일부 주소 불명확으로 
해당 기관 확진자 수가 통계에서 누락

16일 방역당국은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40만741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인 15일 오후 9시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별 확진자 수 집계 결과는 44만 명을 넘어섰다. 자정까지 확진자 수가 더 불어났을 걸 감안하면, 다음 날 아침 발표된 공식 집계에선 최소 4만 명 이상이 줄어버린 것이다.

원인 파악에 나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확진자 통계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선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한 이들 중 상당수가 통계 집계 과정 중 누락됐다는 설명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매일 오전 9시 30분 방역당국이 공식 발표하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전국 17개 시·도가 코로나 정보관리시스템으로 신고한 명단과 이후 자정 기준으로 지자체가 제출한 명단을 질병청이 비교 검증해 집계된다. 지난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반응도 확진으로 인정키로 함에 따라 병·의원들이 신고한 명단까지 추가됐다.

그런데 신속항원검사 확진 신고를 하는 병·의원 가운데 주소지가 불명확한 곳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이를 집계 시스템이 오류로 인식해 해당 의료기관의 확진자가 총 확진자 수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천·울산·강원도 등 일부 지자체들이 이날 오전 자체적으로 발표한 확진자 통계 수치를 보면 질병청보다 더 많다. 정우진 방대본 방역시스템운영팀장은 “주소지 정보를 다시 시스템에 반영했다"며 “내일 0시 통계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확진이 지난 14일 시작된 만큼 15일 확진자 통계에도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을 코앞에 두고 방역과 의료 대응의 기초가 되는 확진자 통계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의 큰 실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날 통계에서 누락된 확진자들에게는 보건소의 확진자 조사나 격리 통지 문자 메시지 발송이 늦어졌을 수 있다. 정통령 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격리 통지 문자는 받지 못했어도 신속항원검사를 한 의료기관에서 확진·격리 안내를 받았을 것"이라며 "그러면 재택치료 의료기관 상담이나 약 처방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확진자는 54만9,854명으로 전날 지자체 집계치인 44만1,423명보다 10만 명 이상 급증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만 해도 전날보다 3만 여 명 적었는데, 불과 3시간 만에 이례적으로 급증한 것이다. 따라서 6시 이후에 전날 누락된 신고 건수가 추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방역 당국은 누락된 확진자 수는 다음 날인 '17일 0시 기준' 통계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