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박사는 루게릭 병으로 극심한 장애에 시달렸으면서도, 아인슈타인 다음으로 천재적인 물리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총, 균, 쇠'의 저자로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제라드 다이아몬드 교수도 세계가 주목하는 지성이다.
두 석학은 전공이 다르고 활동 무대나 영역도 다르지만 지구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 있는 연구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3년 전에 작고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16년 옥스퍼드대 강의에서 "인류가 지구에서 살 수 있는 날은 1,000년 정도 남았다"고 말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1,000년이면 매우 긴 세월이지만, 지구의 나이가 46억 세라고 한다면, 1,000년은 아주 짧은 점에 불과하다. 그는 지구에서는 인류가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는 계속 우주로 나가야 한다는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라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우리에게는 1,000년의 시간이 남아 있지 않았다. 단지 50년뿐이다"라며 호킹 박사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별을 망쳐 놓고 다른 별을 찾겠다"는 주장도 같이 비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자원들은 50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분 주장의 진위를 가려낼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두 분 모두 지구의 종말을 경고한다는 점이다.
반면 상황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비교적 낙관적인 해법을 내놓는 분이 있다. 지난 2월 18일 "코로나에 이어 또 다른 팬데믹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 빌 게이츠는 그의 저서를 통해 지구 종말을 피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사람'과 '기술'이 그것을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이 임무는 당연히 정부와 기업, 그리고 과학기술이 담당해야 한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기업에서는 ESG 경영을 부각하고 있으며, 과학계에서는 탄소포집기술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교수도 주장했듯이 탄소중립은 삶의 방식을 바꾸는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새마을운동이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새마을은 '탄소중립을 위한 15가지 실천 수칙'을 공유하면서, '나부터' 그리고 '우리 다함께' 실천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참여한 대학새마을동아리들도 올해부터는 전적으로 나서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 수칙에는 물 절약하기, 전기기기 플러그 뽑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태양광·풍력 등 자연에너지 활용하기, 승용차 대신 버스·지하철·도보 이용하기, 나무 심기, 쓰레기 10% 감량하기,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하기 등이 포함돼 있다. 작은 실천을 통해 지구 종말을 방지한다는 큰 목표가 달성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