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멘티 이준석 향해 "상식에 맞지 않은 짓" 쓴소리한 까닭은

입력
2022.03.16 07:35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여가부 기능 중 제일 중요한 건 가족 정책"
"남성 편들려 여가부 없애겠다? 잘못된 생각"
"공약, 다른 방안 있으면 수정할 수 있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여성가족부 격상'을 주장한 조은희 의원을 공개 지적한 이준석 대표에게 "상식에 맞지 않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또 "남성 쪽의 편을 들려고 여성가족부를 없애버려야겠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윤 당선인이 '폐지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데 사실 여가부의 기능이 단순히 여성 문제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게 가족"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1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공약이라도 정부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다른방안이 있으면 고칠 수 있다"는 금태섭 전 의원의 지적에 "아주 당연하다"며 "인수위원회의 기능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걸 조정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여가부 폐지에 반대 의견을 피력해 온 김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선거 때 여성가족부를 어떤 취지에서 폐지한다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폐지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켜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데 여성가족부의 기능이 단순히 여성 문제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다"고 재확인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가 저출생 문제 때문에 미래가 굉장히 암담하게 보인다"며 "(여성가족부의 기능 중) 제일 중요한 게 가족 정책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정부가 가족정책을 어떻게 할 거냐(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갑 보궐선거에 당선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여가부 격상' 대안을 제시하자 이를 지적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은 "당 대표가 후보가 약속한 걸 갖다가 그렇게 반대하면 되느냐고 얘기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대선 직후 김 전 위원장은 "일부에서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은데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데 이준석 대표가 결정적인 기여를 한 공로가 더 크다"며 높이 평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를 향한 쓴소리는 이례적이다.

그는 "선거 결과를 잘못 해석하다 보면 그런 짓을 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이준석 대표가 오세훈 캠프에서 청년담당을 해서 청년 표가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전반적인 표가 다 늘어났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를 편향적으로 분석하다보니 그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또 "젠더 갈등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데, 지금 별로 해결 방법도 없다"며 "20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특별히 우대를 한다'고 착각하고, 정치권에서 부채질해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여가부 기능을 조정해 가족정책 등 다른 중요한 사안을 어떻게 채울지가 중요하다"며 "여가부를 없애서 문제가 해결되면 좋은데 오히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총리? 능력 발휘할지 두고 봐야"

김 전 위원장은 윤 당선인의 인수위 구성에 대해서도 "당선인이 정치를 처음 해보니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며 "일단 정치를 시작할 적에 도와준 사람들에 취향이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것이 인사로 표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장제원 비서실장의 경우 정치 선언할 때부터 가장 측근에서 도와줬던 사람이니 빼놓더라도 김한길·김병준 두 사람은 두 달도 채 안 되는 인수위 기간 동안 무슨 국민통합·지역균형발전을 하겠느냐"며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국무총리 하마평에 대해서도 "인수위장을 하며 총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인수위가 차기정부의 모든 정책을 준비하는 위원회면 가능하다"면서도 "(안 위원장이) 어느 정도 총리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