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이틀째 평화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다. 양측은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협상 이후 우크라이나는 근본적인 입장차가 있다면서도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러시아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이 흘러나왔다.
15일(현지시간) CNN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양측의 협상은 약 6시간만에 합의 없이 끝났다. 전날 2시간만에 중단된 데 이은 것이다. 대신 16일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우 어렵고 끈질긴 협상 과정”이라며 "근본적인 모순이 있지만 확실히 타협의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호르 조브크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러시아와의 협상이 더 건설적으로 됐다"며 "러시아 측이 더는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에서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중립화와 동부 돈바스 지역 독립국 인정을, 우크라이나는 휴전 및 러시아군 철군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던 우크라이나의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합동원정군'(JEF) 지도자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나토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수년간 나토의 문이 열려있다고 들었지만, 이미 우리는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것은 사실이고 우리도 이를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이 협상 중단 기간에 세부안을 절충한 뒤 추가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브크바 보좌관은 “우리 대표단은 회담 후 긍정적인 분위기를 느꼈다”며 "더 큰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국의 대통령이 서로 만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상호 합의 가능한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진지한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태도가 협상 결렬로 이어질지, 세부안 조정에서 러시아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인지는 아직 안개 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