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크~에크~' 택견 세계화 팔 걷은 충주시

입력
2022.03.14 18:30

·고교로 택견지정학교 확대 운영

6월 송암배 이어 11월 시민대회 개최
10월엔 세계택견대회, 유럽전수관 개관



택견 본고장인 충북 충주시가 택견의 대중화·세계화에 본격 나선다.

충주시는 이달부터 택견지정학교를 확대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택견 보급을 위해 2013년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택견지정학교 지정 사업을 벌여왔다. 올해부터는 이 사업을 확대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1개교씩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충주 택견연수원(문화동 음악창작소 4층)에서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택견을 배울 수 있는 무료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충주시는 오는 6월 ‘송암배 전국 택견 한마당’을, 11월에는 ‘시민택견대회’를 개최해 택견 저변확대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송암배는 전국 택견 전수자와 동호인들이 참여하며, 입상자에는 세계택견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시민택견대회에는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 세계를 향한 택견 세계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시는 오는 10월 충주에서 세계택견대회를 개최한다. 택견의 해외 보급을 위해 창설된 이 대회는 정부 공모사업으로도 선정돼 국비 5,000만원을 추가 확보했다.

세계택견대회가 열리는 10월 충주시는 폴란드 그단스크시에 유럽중앙택견전수관을 개관할 참이다. 2020년 충주시와 그단스크시는 전통문화 우호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충주시는 폴란드 현지에 시민택견교실을 상설 운영하고, 그단스크시 공립학교에서 택견 수업을 진행해왔다. 이 전수관은 유럽의 첫 택견 보급기지인 셈이다.

아울러 포루투갈,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택견 보급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10~12월에는 스위스 몽펠리에를 찾아 택견 홍보전을 벌이기로 했다.

앞서 충주시는 지난해 6월 ‘제 1회 유럽택견대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택견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주는 택견의 고장으로 불린다. 충주시 호암동에는 초대 택견 예능보유자 고(故) 신한승 선생이 세운 최초의 택견전수관이 있다. 그는 충주에서 택견 전승체계를 정립하고 보급했다. 현재 80여명의 이수자와 200여명의 전수생이 활동 중이다. 충주시는 택견의 고장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98년 충주 세계무술축제를 개최했다. 이 축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가 공식 후원하는 세계인의 무술 축제로 자리했다. 탄금대 근처에는 세계무술공원도 조성했다. 나아가 충주시는 2011년 시립택견단을 창단해 택견의 전승 및 홍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택견은 유연하고 율동적인 춤과 같은 동작으로 상대를 공격하거나 넘어뜨리는 한국 전통 무술이다. 우리 고유의 독창적 보법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1983년 6월 국가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됐으며, 2011년엔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택견의 유연하면서 무너지지 않는 정신이 코로나19로 지친 세계인에게 희망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를 스스로 바로 알고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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