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사장’ 인천공항, 정권 교체 영향 받을까

입력
2022.03.15 01:00

새로 임명된 사장, 그리고 해임을 당했다가 법원 결정으로 돌아온 사장.

2명의 사장이 '각자 대표'라는 형식으로 불편한 동거생활을 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복잡한 리더십이 정권 교체의 영향을 받을 지를 두고 관심이 뜨겁다. 인천공항공사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놓고 불거진 '인국공 사태'의 중심에 섰던 곳인 만큼, 정권 교체의 파장이 이 곳까지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욱 제9대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수요가 급감하고 사장 해임으로 인천공항이 최대 위기를 겪던 지난해 2월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국토교통부에서 교통물류실장과 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또 다른 사장은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출신인 구본환 8대 사장. 그는 2019년 4월 임명됐으나 임기(3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2020년 9월 해임됐다. 그는 국정감사 당시 태풍 위기에 부실하게 대응하고 행적을 허위로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아 해임됐는데, 일각에서는 인국공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시각도 있었다. 해임 취소 소송을 낸 그는 법원의 해임 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지난해 말 사장으로 복귀했다. 그의 임기는 다음달 15일까지다.

인천공항 안팎에서는 김경욱 사장의 정치 경력이나 전직 사장들의 전례를 들어 새 정부 출범 후 리더십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 사장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적이 있다. 그리고 2008년 9월 취임한 이채욱 4대 사장이 두 차례 연임을 했으나 임기를 8개월 남긴 2013년 1월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사례가 있다.

다만 △공기업 사장을 중도 교체하는 데 정치적 부담이 따르는 점 △김 사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충암고·서울대 동문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인위적인 리더십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당선인은 공기업 사장 임기 보장과 관련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공기업 낙하산 사장 임명 문제에 대해선 "(사장 임명 시) 전문성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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