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총리=김부겸? 원희룡은 "너무 좋다" 했지만...

입력
2022.03.14 12:10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본부장
"최상의 안, 국민 안심시키는 방안" 호평
"안철수, 자리 연연하면 국가지도자 안 돼"
尹 당선인 측 "검토한 바 없다" 부인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국무총리로 김부겸 현 총리를 유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너무 좋은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 쪽에선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 기획위원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총리를 유임시키는 안이 떠오르고 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 얘기를 듣고 저는 개인적으로 가슴이 뛰었다. 너무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다들 걱정하는 게 민주당이 국회 총리 인준을 안 해준다는 것"이라며 "지금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정쟁으로 시작한다는 게 우리 윤 당선인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그래서 김 총리가, 개인적인 인연을 떠나서 아주 저는 허를 찌르는 (카드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으냐, 나쁘냐를 생각하면 무조건 최상의 안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보복을 걱정하는 국민들을 한 방에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원 기획위원장은 오전에 예정된 윤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과의 차담회에서 관련 내용을 물어볼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 쪽에선 김 총리 유임을 검토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 총리는 덕망 있고 존경하는 분이지만, 총리 유임과 관련해서는 검토된 바가 없다"며 "새 총리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시기에 맞춰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인선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정부 약속 지키는 방법 하나만 있는 거 아냐"

김 총리 유임 문제는 초대 총리로 물망에 오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거취와도 연결된 문제다. 원 기획위원장은 '안철수 대표가 총리직을 머릿속에 두고 있을 수도 있는데 김 총리 유임안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 자리 하나에 연연할 정도면 국가지도자 안 된다"며 여지를 뒀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이 공동정부고 인수위든 그 후에 정부구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거다라고 이미 약속했다"며 "약속을 지키는 방법은 딱 하나만 있는 건 아니라, 그 정신 위에서 방법을 만들어내야죠"라고 덧붙였다.

이어 "(차기 정부 초대 총리로 안 위원장이) 훌륭한 후보고, 공동정부라는 정신을 실현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직함이나 자리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총리는)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고, 결국 국민들이 받아들일 때 가장 최선의 안을 해야 되지 않겠냐"며 "여러 가지 복안을 놓고 종합적으로 선택해야 된다"고 말했다.


"0.73%포인트에 도취되면 제정신 아냐"

이번 인수위에 신설된 기획위원장 역할을 "약속을 지키는 일"로 정의했다. 그는 "약속을 지키려면 뭘 약속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보통 선택적 기억상실증이 역대 정권의 문제였다"며 차기 정부는 그렇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도) 병사 월급부터 시작해서 노인 기초연금 등 어마어마하게 약속해 놔 약속을 지키려면 무슨 약속을 했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 안에 누가 제안했고 누가 어떤 문제를 제기해서,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그 과정과 내력을 알아야 한다"며 이날 새벽 자신이 SNS를 통해 '뭘 약속했는지 알려달라'고 한 것도 같은 취지임을 설명했다.

원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정확히 어떤 자원이 어떻게 필요한지를 파고들어야 하니까 제대로 보고를 받아야 되고, 이걸 어떻게 조합해서 현실적으로 약속 이행 결과를 담아 국민들한테 택배로 배달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0.73%포인트, 사실 이긴 것 같지가 않다"며 "0.73%포인트 가지고 도취된다고 하면 제정신이 아니다"고 경계했다. 그는 "기업 같은 경우는 실적이나 주가로 매일매일 투표한다"며 "투표를 매일매일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지금도 승자인가? 이미 역전되어 있는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그는 "석 달도 안 돼서 지방선거 해야 된다"며 "워낙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 매일매일 투표가 이루어진다는 마음으로 해도 어렵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더 이길 줄 알았거든요. 왜냐하면 정권교체 열망이 그렇게 컸는데 그래도 저희들을 못미더워하는 국민들의 걱정이 이렇게 많았구나"라며 "승리를 기뻐하고 붕 뜨기보다는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양극화된 우리나라 현실을 어떻게 해야 되나 참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여가부의 여성·가족 지원 기능 없앤다는 건 전부 괴담"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선 "많은 오해들이 있다. 여가부의 한부모 가정 지원, 성폭력 피해자 지원 등의 기능과 역할을 없앤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부 괴담"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여가부의 정책으로) 구체적인 혜택을 받고, 그 정책의 대상이 되는 국민이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없애냐"고 반문하며 '여성가족부'를 없애더라도, 그 기능은 유지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진행되던 혜택은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며 "'여성가족청소년노인부'로 복지부 업무를 둘로 쪼개는 독일식 모델도 있다"고 언급했다.

원 기획위원장은 "민주당의 '반(反)여성, 여성을 버렸다' 이런 프레임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의) 정신과 구체적인 일에 대해서는 존중할 것"이라며 "대신 그 동안의 여가부가 남녀갈등, 갈라치기, 전투적 페미니즘으로 존재 이유를 가져왔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역사적 역할은 이제는 끝났다"고 윤 당선인의 발언을 부연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