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키이우에서 필사적인 피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에 피란 중이던 민간인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전날 키이우 지역 페레모하 마을의 피란행렬을 공격해 어린이 1명을 포함해 7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초기 발표에선 러시아군이 사전에 합의된 인도주의 통로의 대피행렬을 공격했다고 규탄했지만, 이후 목숨을 잃은 7명이 러시아와 합의된 인도주의 통로를 통하지 않고 자체 대피하려던 사람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가차 없이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며 “위험에 처한 모든 시민이 대피 경로에 대한 공식 정보에 따라 안전한 경로를 이용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와의 합의를 통해 수도 키이우와 마리우폴, 수미 등에서 인도주의 통로를 통한 민간인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공격을 계속하며 대피 시도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리나 베레시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약 1만3,000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포위로 고립된 마리우폴 등에서는 민간인 대피가 실패했다. 마리우폴 시장실에 따르면 시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이 이미 1,500명을 넘었다.
러시아군은 이날 키이우 도심에서 불과 25㎞ 떨어진 곳까지 다가서면서 키이우를 옥죄고 있다. 특히 키이우로 통하는 길목인 이르핀에서는 러시아군 병력이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이 이르핀을 차지하면 우크라이나군의 키이우 저지선이 후퇴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을 사수하기 위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