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표심 매운맛에도... 윤석열측 "여가부 폐지 공약, 지키는 게 기본 입장"

입력
2022.03.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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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윤 당선인은 여성 표심을 잃는 바람에 득표율 0.73%포인트 차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여가부 폐지를 재검토해 여성과 중도층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민의힘에서도 나오지만, "공약이니 지킨다"는 게 윤 당선인 주변 분위기다.

尹측 "여가부 폐지 공약 지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여가부 폐지 공약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진지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당선인의 공약은 지킨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공약을 후순위로 돌리는 등의 문제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여가부 폐지' 놓고 국민의힘도 갑론을박

윤 당선인은 반(反)페미니즘 성향의 20대 남성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여가부 폐지'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2030세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4050세대까지 등을 돌리는 등 잃은 게 더 많았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젠더 갈등 문제가 표심을 완전히 양쪽으로 갈라놓았다"며 "무조건 여가부를 폐지하면 갈등 구조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은희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당선자도 "여가부 기능을 오히려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숙고하는 모양새를 하기보다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여가부 폐지는 국민 여론과 시대정신을 따른 것"이라며 "대선 결과의 원인을 잘못 분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가부 폐지 공약을 젠더 갈등, 여성 혐오인 것처럼 무작정 몰아간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라고 했다.

여가부 폐지 공약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이준석 대표는 조은희 당선인을 공개 비판하면서 "우리에겐 윤 당선인의 정책을 적극 지원해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공은 인수위로 넘어갔다. 여가부 조직을 해체해 다른 부처로 기능을 넘길지, 명칭에서 '여성'을 없애는 선에서 조직을 살릴지 등을 놓고 인수위 차원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여성' 분과도 사라져

윤 당선인은 인수위에 '여성 분과'를 별도로 두지 않고 사회복지문화 분과에 편입시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 당시엔 여성 분과가 있었다. 성평등 문제를 저출산·노동·복지 등 사회 전반적인 정책과 함께 다루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의도라고 한다. 김 대변인은 "성평등 문제는 성(性)의 문제가 아닌 휴머니즘 철학을 반영해 여성, 남성을 공히 골고루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