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경기 성남시 동원동에서 발굴된 6ㆍ25 전사자의 유해가 고 안승원 일병으로 확인됐다. 어릴 때 기억을 떠올린 목격자의 제보로 유해를 찾았고, 10년간 추적 끝에 신원을 밝혀낸 것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1일 “안 일병은 제1사단 12연대 소속으로 1950년 7월 3, 4일 치러진 수원 북방 전투에서 교전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의 유해는 “전쟁 초기였던 어린 시절 야산에서 전사자 유해 매장 장면을 봤다”는 목격자의 제보 덕에 2012년 11월 16일 세상으로 나왔다. 당시 안 일병과 함께 고 박동지 이등상사 등 총 3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후 감식단은 제1사단이 참가한 ‘다부동 전투’ 관련 자료를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안 일병의 동생 창순씨 소재를 파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안씨 자택을 방문해 유전자 시료도 채취했고, 두 사람이 남매 관계라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창순씨는 오빠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생전 부모님이 “잠시 휴가를 나왔다가 (군에) 들어간 후 전쟁이 나면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이후 화병이 들어 답답함을 이기지 못할 때마다 아들의 사진을 꺼내놓고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안씨 등 유가족은 “어머니가 오빠의 유해를 확인했으면 건강하게 사셨을 텐데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2000년 4월 6ㆍ25 전사자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이는 안 일병을 포함해 모두 18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