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호 공급하고 종부세는 '폐지'…경제 성패 관건은 야당과의 '협치'

입력
2022.03.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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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이렇게 달라진다] 2. 경제분야
공급 목표 달성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종부세·양도세 세율 '현실화'도 숙제
코로나 대응-재정 건전성 양립 문제도

윤석열 당선인과 현 정부 경제 정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동산과 세금 문제에서 두드러진다. 현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강화하고, 징벌적 중과세로 시장 가격을 억누르려 했다면, 윤 당선인은 규제 완화와 합리적 세제 개편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점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다만 규제 완화, 부동산 감세 등을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해 야당과의 협치가 공약 이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가 채무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윤 당선인이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50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국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동시에 내걸었기 때문이다.

5년간 250만 호 공급, 민주당 '협치' 필요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250만 호 공급'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수도권에 130만~150만 호, 이 중 서울에는 5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주택 48만 호가 공급(준공 기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간 250만 호를 공급한다는 목표 자체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중 200만 호가 분양주택, 민간임대주택이라 재원 조달 문제도 크지 않다는 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는 등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결국 법 개정이 필요해 ‘여소야대’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힘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연구팀장은 “법 통과가 필요한 과제가 많아 야당 설득이 가장 큰 문제”라며 “민주당도 선거 과정에서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협치’에 나설 가능성을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부세-재산세 통합… 균형발전은 과제

합리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도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이다. 당장 올해 부동산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고, 1주택자의 종부세 세율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도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한다.

세 부담 완화 공약은 빠르게 이행돼야 한다. 재산세와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확정되는 6월 1일 전까지는 제도를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당장 이달 22일 공동주택공시가격이 발표되면 ‘과세표준’ 산정 때 지난해 공시가격을 활용하는 등의 개편안을 내고, 이어 종부세 세율 인하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제 개편 역시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해,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 다만 민주당도 대선 공약으로 부동산 과세 완화를 제시한 만큼, 이를 덮어놓고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중장기 과제인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통합은 더 큰 진통이 예상된다. 노무현 정부에서 고안한 종부세의 폐지를 뜻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반발이 거셀수 있어서다. ‘국토균형발전’ 목적으로 지방에 세금을 배분하는 종부세 성격을 고려할 때, 이를 폐지하면 수도권 지역에만 세수가 쏠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50조 추경 예고했는데… 재정건전성 어떻게?

새 정부가 고민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재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6년 41.2% 수준이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25년에는 66.7%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재정준칙을 만들고, 구조개혁을 진행해 코로나19에 대응해 급격히 늘린 재정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잡는 것이 목표다.

다만 코로나19에서의 회복과 피해자의 지원 문제가 우선이다. 당장 5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코로나19 대응 자금은 우선 재량지출을 줄이는 등 ‘지출 효율화’를 통해 조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편성된 예산을 구조조정하는 것만으로 이를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도 “단기적으로는 국가채무를 탄력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 =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