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정권 10년 주기설 ②제주1위=대통령...윤석열이 깬 정치 공식

입력
2022.03.10 18:00
③서울 법대는 필패
④서울 출신 첫 대통령
이재명, '경기지사 징크스'는 그대로 낙선

'최초의 의회 경험 없는 첫 검찰 출신 대통령'.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프로필에는 유독 '첫',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래서일까. 이른바 '정치공식' 중에서도 그에겐 통하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중 주로 언급되는 네 가지를 정리해 봤다.


① 10년 주기 정권교체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와 진보 진영은 10년마다 번갈아가며 정권을 잡았다. 13·14대 때는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 대통령이, 15·16대 때는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그리고 17·18대 때는 다시 보수 진영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다.

10년 집권기 막바지엔 민생 또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며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1997년 외환위기 그리고 2016년부터 2017년 초까지 이어진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 대표적이다. 탄핵은 다시 진보 진영이 집권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번 진보 집권기는 5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인한 국론의 분열,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심판론이 정권 연장을 끊었기 때문이다. 선거 기간 동안 윤 후보 또한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의혹,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젠더를 갈라치기 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으나, 48.6%의 국민은 지난 5년 동안 누적된 피로감이 더 큰 문제라고 판단했다.


② 제주 1위가 대통령 당선

제주 지역 유권자는 1% 남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위력은 무시 못했다. 직선제 개헌 이후 제주에서 1위를 한 후보가 줄곧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는 '민심 풍향계'라 불렸다.

역대 대통령의 제주지역 득표율을 보면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이 49.77%, 14대 김영삼 전 대통령 39.97%, 15대 김대중 전 대통령 40.57%, 16대 노무현 전 대통령 56.05%, 17대 이명박 전 대통령 38.67%, 18대 박근혜 전 대통령이 50.46%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 지역 득표율 또한 45.51%의 1위였다.

윤 후보가 당선되며 35년 만에 이 공식도 깨졌다. 20대 대선에서 윤 당선인의 제주 지역 득표율은 42.69%로 2위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그보다 9.9%포인트 높은 52.59%를 득표했으나 전체 득표율에서 0.73%포인트 뒤져 고배를 마셨다.


③ 서울대 법대 필패설

윤 당선인은 최초의 서울대 법대 출신 대통령이다. 역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 중 서울대 법대 출신은 낙선하거나 당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서울대 법대 필패설'이 생겼다.

특히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15대 대선에서 1.6%포인트, 16대 대선에서 2.3%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각각 패하면서 공식에 힘이 실렸다. 불사조라는 뜻의 '피닉제'로 불리며 끈질기게 대권에 도전했던 이인제 전 경기지사 역시 서울대 법대 필패설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20대 대선에도 서울대 법대 출신의 출마선언이 있었으나 윤 당선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당내 경선에서 좌절됐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④ 서울 출생 대통령은 없다

윤 후보는 첫 서울 출생 대통령이다. 황해도 평산 출신의 이승만 전 대통령, 일본에서 태어난 이명박 전 대통령, 전남 신안 출생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역대 대통령 모두 경상도에서 태어났다.

그중 대구·경북 출생은 박정희(구미)·노태우(대구)·박근혜(대구) 전 대통령, 경남 출생으로는 전두환(합천)·김영삼(거제)·노무현(김해) 전 대통령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같은 경남 거제 출생이다.


'경기지사 징크스'는 그대로

이렇듯 20대 대선에서 그간의 정치공식들이 줄줄이 깨졌지만, 명맥을 유지한 것도 있다. 바로 '경기지사 징크스'다. 경기지사 출신 중 대권에 도전했던 인물은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지사다. 이인제 전 지사는 15·17대 대선에 출마했으나 떨어졌고, 다른 인물들은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 후보는 2018년부터 제35대 경기지사를 지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