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산림청의 정철호 대변인은 "일주일 정도 비 소식이 없어 저희도 속이 다 타들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 대변인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럴 때 하늘이 도와주면 좋을 텐데 답답하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러게 말입니다"라고 동감하며 이같이 밝혔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주간예보에 따르면 주중 내내 맑거나 다소 구름 낀 날씨가 이어지다 일요일(13일)이나 돼야 비가 예보된 상태다. 산불 진화에 악조건인 건조한 날씨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그는 "주불을 잡아보려고 국방부 소방 헬기를 최대한 동원했지만 어제 주불을 잡는 데 실패했다"며 "헬기를 90여 대 동원한 어제처럼, 오늘도 최대 (헬기) 89대를 동원해 주불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산불로 인한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그는 "나흘째 이어진 울진 삼척을 비롯해 전국에서 현재 강릉 동해, 강원 영월, 대구 달성 이렇게 네 군데 지역에서 아직까지 산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며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경북 울진으로 축구장 1만7,000개 이상에 해당하는 1만2,000㏊의 엄청난 피해가 났다. 두 번째는 강릉 옥계에서 번진 불이 동해시까지 확산해 축구장 1,000개 정도 면적(700㏊)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피해가 가장 큰 경북 울진 산불의 원인으로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담뱃불로 인한 실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그건 추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폐쇄회로(CC)TV까지 공개됐고, 저희가 1차 현장조사를 했지만 아직까지 증거를 명확하게 찾지 못해서 원인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로 정밀감식을 할 예정이고, 필요하면 경찰의 도움도 받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때 화마에 휩쓸릴 뻔했던 원전과 LNG기지 안전에 대해서는 "첫날 그쪽 방향으로 바람이 불면서 굉장히 위험했지만 헬기 등을 집중 배치, 불을 잘 꺼 현재 별 문제없이 가동 중"이라며 "바람의 방향이 자주 바뀌는데 지금은 바닷가 쪽으로 불고 있고 초속 2m 정도로 잦아든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물 대신 '폼 소화약제' 사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름 등으로 인해 불이 났을 때 소방에서 사용하는 폼 소화약제는 산 속에서 효과가 떨어지고 시설물을 보호하거나 일정한 구역에 산불이 번지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치는 데 효과가 있을 것 같아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