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암살 위협을 받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에도 우크라이나 정부의 연속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함락하고 친러 정권을 수립해도, 미국과 서방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망명정부만 인정하겠다는 얘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유고 시에도 우크라이나 국민이 정부를 지속시킬 방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 정부의 연속성을 확실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의 우호국들이 러시아가 키이우를 점령할 경우 게릴라 작전을 지휘할 젤렌스키 대통령 중심의 망명정부 수립과 지원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대통령 유고 시 국회의장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이날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 우크라이나 국회의장인 루슬란 스테판추크가 러시아에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결사 항전의 구심으로 떠오른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신뢰감이 크다는 점도 드러냈다. 블링컨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그간 발휘한 영도력은 놀라운 것"이라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용감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또 NYT는 미국과 독일의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암호화된 통신장비를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직통 전화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5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이 통신장비를 이용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