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멈추라" 선창하고 음방서 "노 워"...행동나선 예술인들

입력
2022.03.07 16:00
22면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①

국내 예술인들이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수들은 우크라이나 평화를 촉구하는 거리 시위에 나와 "푸틴은 전쟁을 당장 멈춰라"라고 선창했고, 라이브 무대에서 "노 워(No War)"를 외쳤다. 11일째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커지자 배우와 작가들은 기부와 '착한 노쇼(No Show)' 운동에 참여해 현지에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우크라이나 국가 연주한 밴드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2'를 통해 결성된 더 웨일즈는 6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연 공연에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연주했다.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존 레넌의 '이매진'도 불렀다. 공연장 건반 앞엔 '평화'란 뜻의 영어 단어 'Peace'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4일 오후 8시30분쯤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 여성 록 듀오 빌리카터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열린 촛불 시위에서 노래 '봄'을 부르며 "스톱 더 워"를 외쳤다. 촛불을 든 200여 명의 시민은 이를 따라 후창했고, 그 함성은 약 50m 인근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까지 울려 퍼졌다. 공연 직후 만난 빌리카터의 김진아는 "다음 세대 그리고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쟁은 한 나라가 아니라 세계가 연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라며 "분단국가의 국민으로 전쟁과 난민 문제에 더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 사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K팝 아이돌도 무대에서 반전의 목소리를 냈다. 그룹 비투비 멤버인 창섭은 3일 음악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서 신곡 '노래'를 부르다 "노 워"라고 말했다. 그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비투비 팬들(@btoblover33*** 등)이 올린 우크라이나 기부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


"대본 쓰다 쓰러진 아이 모습 보고" 우크라 기부 행렬

러시아의 민간인 주거지 폭격으로 삶이 무너진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지원도 잇따랐다.

'시그널'과 '킹덤' 시리즈로 한국 장르 드라마의 간판이 된 김은희 작가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3,000만 원을 기부했다. 김은희는 7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작업실에서 새 드라마 ('악귀') 대본을 쓰다 러시아 폭격으로 쓰러진 우크라이나 아이의 모습을 뉴스로 접하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대한적십자사에 1,000만 원을 전달한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나르샤는 이날 본보에 "어른으로 어떻게든 현지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며 "국군방송 프로그램에 내레이션을 하며 6·25 참전 용사의 고통을 목격해 우크라이나의 참혹한 현실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고 기부 계기를 직접 들려줬다. 원조 한류 스타인 이영애를 비롯해 양동근, K팝 그룹 유키스 등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위로금을 전달,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길 한 마음으로 바랐다.



"키이우 안전하길" 임시완의 '착한 노쇼'

배우 임시완은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7일부터 내달 4일까지 한 달여 동안 네 명이 묵을 수 있는 우크라이나 아파트를 예약했다. 그는 숙소 주인에게 '물론 난 가지 않을 것'이라며 '키이우에서 당신과 시민들이 안전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우크라이나 숙소를 예약하고 방문은 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지역사회를 직접 도운 것이다. 이렇게 예약된 현지 일부 숙소는 피난민을 위해 쓰인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