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심현섭이 러시아 침공으로 거처를 잃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과 수입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4일 오후 심현섭은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히며 "제가 아직 미혼이고 애들도 없지만, 평소에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은 물론 예전에 아이들을 위한 방송도 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뉴스에서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차가운 바닥에서 쪼그려 자는 모습을 봤다. 영화인지 사실인지 믿을 수가 없더라"며 "피신도 하지 못한 아이들을 보니 짠한 마음이 들더라. 작은 돈이지만 간식이라도 좀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거 심현섭은 북한 폭탄 테러로 아버지를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고(故) 심상우 민정당 총재 비서실장은 1983년 미얀마(당시 버마) 수도 양곤 아웅산 묘역에서 순직했다.
이에 대해 심현섭은 "유가족들은 항상 내재돼 있는 트라우마가 있다. 본인이 사고를 당해 극적으로 살아난 거 외에 가족들도 트라우마가 생긴다"며 "내전이나 폭파, 전쟁 장면 등을 보면 같이 우울해진다.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막상 당하면 얼마나 무섭겠나"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너무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인생을 빨리 알았다. 인생이 참 허망하다는 걸 빨리 깨달은 거 같다"며 "주변 친구들도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면 그렇더라. 매일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또한 심현섭은 "어머니 간병을 10년 했다. 재작년에 돌아가셨다"면서 "어릴 때 아버지가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이나 경비원분들을 보면 아이스크림 살 때 같이 사서 챙겨드려라. 그분들도 똑같이 덥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것이 아버지의 유언 아닌 유언이 되어 버렸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그는 이영애나 양동근, 나르샤 등 연예인들이 기부 행렬에 동참한 것에 대해 칭찬하며 "가능한 연예인들이 있다면 같이 동참해 주면 좋겠다. 금액이 중요한 건 아니지 않나. 물론 가장이나 기혼자들은 쉽지 않을 거다. 나는 미혼이라 가능한 거 같다"며 "사실 개그맨들은 행사나 강의 같은 게 주된 수입인데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런 게 아예 없다. 그래도 작은 마음이라도 보태고 싶었다"고 전했다.
심현섭은 국가 재난 사태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기부에 동참해왔다. 지난 2019년 강원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고, 태풍 링링 피해 당시에도 성금 500만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 기부 행사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