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찍힌 이미지는 벗기 힘들다지만 용케 이미지 회복에 성공한 스타들이 있다. 김나영과 가희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엄마'라는 타이틀은 대중의 공감을 받기 쉽다. 이들의 육아 고충을 듣고 있으면 과거의 이미지는 어느덧 사라진다. 엄마로 연예인의 이미지를 새롭게 부여받은 이들을 조명한다.
데뷔 18년 차인 김나영은 앞서 '여자 노홍철'이라는 수식어로 대중 앞에 섰다. '와이드 연예뉴스' VJ로 시작해 발랄한 이미지로 각인시켰다. 이후 '스타킹' '해피투게더' '놀러와' 등으로 감초 입담을 뽐냈다.
당시에는 '비호감 스타'도 이미지 메이킹 중 하나였다. 2000년대 초반에는 너나할 것 없이 예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몸을 사리지 않던 시기였다. 김구라와 노홍철 등이 B급 감성을 노렸고 예능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김나영은 연애 버라이어티 등에서 남자 연예인에게 들이대는 이미지를 밀었고 시도 때도 없이 주접을 떨면서 비호감 예능 캐릭터를 구축했다.
큰 목소리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했던 김나영은 패션계의 주목으로 또 다른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김나영은 지난 2013년 방송된 '스타일로그-패션의 신'로 파리 패션위크에 참석하며 패셔니스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후 김나영을 호감형으로 확실히 마침표 찍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가족'이다.
김나영은 한 금융권 종사자와 2015년 결혼했다가 남편이 불법 선물옵션 업체를 운영해 200억 대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혼 절차를 밟았다. 이후 싱글맘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면서 보다 인간적인 모습과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특히 자신의 고충을 가감없이 드러내면서 싱글맘과 워킹맘들을 비롯해 여성들의 지지를 받았다. JTBC '내가 키운다'와 유튜브 채널 운영 등을 통해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일상을 공개했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아이들을 향한 진심과 사랑도 많은 이들에 감동을 줬다. 그가 가수 마이큐와의 열애를 공개한 후 더욱 응원을 받는 이유다.
가희는 조금 다른 케이스다. 사실 그는 비호감 이미지를 일부러 메이킹 했다기 보다 본인의 행위로 비호감 낙인이 찍혔던 경우다. 과거 애프터스쿨 활동 이후 홀로서기한 이래 가희의 SNS는 늘 득보다 실을 가져다 줬다. 일련의 예시로 한 그룹의 왕따설이 제기되자 대뜸 "남 일 같지 않다"는 글을 남겼고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 가희는 한 방송에서 "저한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아니라 그런 걸그룹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남 일 같지 않다는 이야기였다"고 해명했다.
구 리더가 만들어낸 불화설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앞서 가희는 자신의 SNS에 유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돌연 삭제했다. 반면 유이의 SNS에는 가희의 사진이 남아있어 일각에선 애프터스쿨의 불화설이 다시 대두됐다. 논란이 점화되자 가희는 "생각해보니 SNS 피드에 다른 사람 사진 잘 안 올리는데 너무 반가워서 올렸던 사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 가희의 SNS에는 유이를 제외한 많은 이들이 얼굴을 비추고 있다.
SNS뿐만 아니라 가희의 비호감 이미지가 정점을 찍었던 것은 지난 2016년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의 모습이다. 당시 가희와 안무가 배윤정은 프로그램 설정상 인터넷 생방송 녹화에 참여했고, 과도한 비속어와 욕설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다수의 '비호감 행보'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된 가희는 새로운 이미지를 입었다. 결정적 역할을 한 게 tvN '엄마는 아이돌'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엄마의 도전과 열정을 보여줬고 프로젝트 그룹 '마마돌' 활동으로 자신을 향한 부정적 여론을 덮었다. 결과적으로 '엄마는 아이돌' 출연은 가희 인생에 '신의 한 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