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발 가짜뉴스 대응'…러시아 언론과 인터뷰하는 미국 정부

입력
2022.03.04 15:29
최근 7개 러시아 언론과 직접 인터뷰
"러, 가짜 주민 동원해 헤르손 점령 지지 영상 만들어"

러시아발 가짜뉴스를 정정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직접 나섰다. 미 정부 인사들이 러시아 언론에 적극적으로 등장하며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최소 7개의 러시아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도 빅토리아 눌란드 미 국무부 차관이 라디오 방송 '에코 오브 모스크바'에 출연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이나 대러 제재 등과 관련한 미국 측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정부에 의해 방송이 중단된 독립 언론과도 계속해서 접촉하며 이들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언론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러시아 검찰은 지난 2일 두 독립 언론 '에코 오브 모스크바'와 'TV레인' 방송을 중단시켰고, 이외 독립 언론사 8곳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침공'이나 '전쟁 선포'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 방송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폐쇄된 방송사들의 홈페이지는 해외에서만 접근이 가능한 상황이다.

미 정부는 이 같은 언론 검열과 자유 침해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진실과 언론 자유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있다"며 "백악관은 이런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가짜뉴스를 이용해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이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가짜 영상이 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는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TV 보도를 꾸며낸다"며 "이들은 가짜 헤르손 주민들이 크림반도 합병 지지 시위를 하고, 러시아 군대가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도움을 주는 장면 연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야권 활동가 류보피 소볼도 헤르손 시내의 차량 행렬을 찍어 올리며 "헤르손에서 가짜 푸틴 지지 집회를 연출하기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