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긴축 공포’가 완화 되면서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주요 금융 지수에서 러시아가 퇴출되면서 한국 증시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지수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3.56포인트(1.61%) 오른 2,747.0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6.34포인트(0.97%) 오른 2,729.86로 출발해 종일 상승폭을 키우며 랠리를 펼쳤다. 개인들은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합쳐 4,000억 원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코스닥도 900선 탈환에 성공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6.87포인트(1.88%) 오른 912.32에 마감했다. 코스닥이 9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9일(910.53)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지수 상승에는 미국발 긴축 공포가 완화된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우려하는 이달 0.50%포인트 인상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준 것이다.
파월의 긴축 속도 조절에 글로벌 증시도 일제히 화답했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가 1.86% 오르고 다우존스(1.79%)·나스닥(1.62%)도 일제히 상승했다. 3일 동아시아 증시 역시 일본 닛케이 지수가 0.7% 오르는 등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연준 의장이 정례회의 개최 이전에 인상 수준을 미리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 만큼, 시장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시장에 전달된 셈이다.
국내 증시 상승세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러시아 신흥국 지수 제외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가 신흥국 지수에서 편출되면, 기존 러시아를 추종하는 자금이 같은 신흥국 지수에 속한 한국에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입자금 규모는 최대 8조 원에 이른다. 다만 파생시장을 통해 포트폴리오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리서치센터장은 “반사이익의 효과는 불분명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편출로 인해 신흥국 시장 내에서 한국의 입지가 높아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