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로 만나는 다빈치·라파엘로·미켈란젤로

입력
2022.03.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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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립 아람미술관서 3월 10일~7월 10일 개최

르네상스를 이끈 이탈리아의 3대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의 걸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찾아온다. 3차원 영상(홀로그램)으로 부활한 15세기 거장을 코앞에서 만나고, 360도 사방에 쏜 영상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로 마치 작품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몰입형 전시다.

오는 10일부터 경기 고양아람누리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르네상스 3대 거장 미디어 특별전'은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의 대표작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의 작품 세계를 각각 선보인 미디어아트 전시는 있었지만 3대 거장을 묶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교육에 오락을 가미한 에듀테인먼트 성격이 짙다. 교과서에서나 본 역사적 작품을 시각, 청각, 촉각을 통한 경험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AR로 구현된 미켈란젤로의 대표적 조각상 '다비드'와 '피에타'는 미술관에서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360도 프로젝션으로 구현된 몰입형 공간에서는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세계 최대 벽화인 '천지창조'를 온몸으로 감상할 수 있다. 공학자이자 발명가이기도 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행기 설계 영상은 VR로 체험이 가능하다. 홀로그램으로 되살아난 3대 거장이 직접 자신들의 작품과 예술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다만 화려한 볼거리의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기대한다면 다소 심심할 수 있다. 원작의 아우라까지 담을 순 없는 만큼 이들 작가의 세계에 관심을 환기하는 기회로 삼을 만하다.


이번 전시는 건축가, 디자이너, 테크니션, 미술사가로 이뤄진 이탈리아의 미디어아트 업체 메다르텍이 꾸렸다. 메다르텍의 로베르토 루치아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미술관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진 젊은 층이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재미있게 작품을 접하면서 예술로 입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좀더 관심이 깊어지면 실제 작품을 보러 갈 수 있는 계기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흑사병 이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싹튼 르네상스가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연 만큼 코로나19 다음 시대에 대한 희망도 내비쳤다. 그는 "흑사병으로 초토화된 유럽에서 르네상스는 암흑기를 끝내고 밝고 생동감 넘치는 시대를 열었다"며 "3대 거장의 천재성을 통해 르네상스가 현재 우리 시대에 주는 함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7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 9,000~1만5,000원.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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