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참석한 산업부 장관 “비축유 방출 적극 동참”

입력
2022.03.02 15:30
브렌트유, 2일 장중 배럴당 110달러 돌파
국내 LPG 수입업체들도 1㎏당 60원 인상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국제사회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석유 시장 내 공급 차질을 우려한 미국 측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에게 전략적 비축유 방출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면서다. 다만 업계에선 이미 배럴당 110달러대에 진입한 국제유가를 비축유 방출로 끌어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문승욱 장관은 전날 밤 화상회의로 열린 IEA 장관급 이사회에 참석, 31개 IEA 회원국과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화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문 장관은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무력 침공을 억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해 수출통제, 금융제재 및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한 비축유 방출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이사회는 올해 의장국인 미국 주도로 열렸다. 이사회 참여국들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을 뿐 아니라, 석유 등 주요 에너지원의 공급 차질 위험도 커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문 장관은 IEA 회원국 간의 논의를 통해 비축유 방출 시점과 물량이 구체화 되는대로 한국 정부가 필요한 관련 절차를 즉시 진행하고, 이번 사태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IEA 회원국에선 6,0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계획 중인데, 미국이 절반 수준인 3,000만 배럴을 풀고 나머지 절반은 동맹국들이 방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축유 방출 효과에 대해선 장담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도 국제유가는 일제히 급등, 장중 배럴당 110달러까지 찍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 장중 가격은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10달러를 넘어섰다. 전날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8%이상 뛰며 배럴당 103.41달러로 마감했고,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역시 7% 안팎의 오름세로 각각 104.97달러, 102달러로 마감하면서 100달러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액화석유가스(LPG) 등 다른 에너지 가격도 급등세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른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벌어진 최악의 시장 상황 속에 국내 LPG 수입업체들도 이달부터 국내 LPG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LPG 수입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정한 국제 LPG 계약가격을 기반으로 환율과 각종 세금, 유통 비용 등을 반영해 매월 공급 가격을 정한다. 결국 E1과 SK가스도 이 같은 가격 부담에 전날부터 1㎏당 60원 인상을 결정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