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나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이 ‘대학살(genocide)’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군사 시설뿐 아니라 민간 시설까지 공격하면서 다수 민간인들의 목숨마저 위협한다는 얘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3분 20초 분량의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는 악(惡)의 길을 걷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범죄 행위에서 대학살 조짐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대학살은 생활여건 파괴, 문화 탄압 등의 수단으로 특정 집단을 말살하는 인류 최악의 흉악 범죄를 말한다.
그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그들은 민간인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거짓말을 했고, 고의로 발전소와 병원, 유치원, 주거지구 등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술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더 많은 도시를 폭격하고 더 많은 아이를 무자비하게 살해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침략자들이 하리코프, 오흐티르카, 키예프, 오데사를 비롯한 다른 도시와 마을들에서 벌인 짓은 국제 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의 모든 범죄를 분명하게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결권을 박탈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러시아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 몇 달 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는 가짜 뉴스를 퍼뜨린 데 대한 책임을 묻는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