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당국 "키예프 상황 통제중... 러시아군 장갑차 격파"

입력
2022.02.26 15:45
외신들 "키예프서 대규모 폭발... 총성도 들려"
"우크라 강력 저항으로 러시아군 공세 둔화" 지적도


개전 3일차로 접어드는 26일(현지시간) 새벽에도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에서 계속되고 있다. 키예프 시내 곳곳에서 폭발과 포격이 잇따랐고, 시내 중심가 ‘독립광장(마이단광장)’에서도 대형 폭발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국을 지키려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거세 러시아군도 곤경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서방권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키예프 남서쪽 약 29km 지점인 바실키프 인근에서 러시아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전 “우리 군이 키예프 외곽 베레스테이스카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무기를 파괴했다”며 “차세대 경량 대전차 무기(NLAW) 도움으로 적군의 장갑차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NLAW는 침공 몇주전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것이다.

키예프의 상황도 심상찮다. CNN은 이날 오전 4시쯤 키예프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으며 WP도 수십차례 폭발음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도심 중심부 불특정 지역에서 포격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키예프 동물원 근처에서 극도로 힘든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서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며 페레모니 도로에서는 불타는 차들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예프와 교외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리악 우크라이나 대통령 수석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키예프로 최대한의 장비를 끌고 오려고 노력했지만 현재 교외 및 주변 지역 상황은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에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포돌리악 보좌관은 다만 키예프 내부에 러시아군의 정찰대와 공작원이 투입됐다며 “경찰 등이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키예프 주민들에게 거리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민간인은 대피소로 이동해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러시아가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러시아군의 공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NBC방송은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 때문에 러시아의 공세가 예상을 뒤집고 둔화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가 예상한 것보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이 거세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미국 MSNBC방송 인터뷰에서 “그들(러시아)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거센 저항과 결의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