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쟁의 야전병원… 긴급모듈병원 시뮬레이션

입력
2022.02.25 20:00
고려대 화정체육관에 긴급모듈병원 설치
코로나19 환자 5개 케이스 대처 시뮬레이션
30여 명의 의료계 종사자들 참관



팬데믹 등 병상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이 가능한 긴급모듈병원 모델이 국내 의료진에게 소개됐다. 고려대의료원은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30여 명의 의료 종사자를 상대로 국제 구호단체 '사마리안 퍼스'의 긴급모듈병원 운영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날 사마리안 퍼스 의료진은 임신부와 기저질환 보유 확진자 등 이송된 코로나19 가상 환자를 긴급 처치하는 시범을 보였고, 국내 의료진은 그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사마리안 퍼스 측에 따르면, 임신부나 기저질환이 있는 확진자도 긴급모듈병원 수용이 가능하나, 임상 합병증이 있거나 정기적인 혈액 투석이 필요한 경우는 어려울 수 있다.

이날 설치된 긴급모듈병원의 경우, 텐트 3개 동에 총 20개의 병상이 배치됐는데, 유사시 최대 70개까지 설치해 환자를 돌볼 수 있다. 사마리안 퍼스 측에 따르면, 긴급모듈병원은 중환자 수 증가 등 실제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병상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긴급모듈병원은 중환자 또는 일반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안형 병상으로 감염병이 확산할 때마다 널리 활용돼 왔다. 2010년 콜레라가 유행한 아이티를 비롯해, 2014년 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당시에도 긴급 모듈병원으로 병상 부족 사태에 대응했다. 사마리안 퍼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텐트형 병상이라는 특성상 긴급모듈병원은 설치가 용이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빈 부지만 있으면 24시간 이내로 병상과 의료장비를 설치할 수 있어, 건물을 매입하는 데에 비하면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환자 수요가 줄어들 경우 철거도 용이하다 보니, 불필요한 인력 등 자원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이날 시뮬레이션을 위해 설치된 긴급모듈병원은 26일 철거되는데, 사마리안 퍼스에 따르면 현재의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에서도 긴급모듈병원의 실전 적용 계획은 아직 없다.

최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