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김도순씨는 2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4일 새벽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세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며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아마 패닉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도순씨는 러시아의 키예프 공격이 시작된 24일 새벽을 떠올리며 "동시다발적으로 서너 번 이상 굉음이 울렸다"면서 "나중에 9시 정도쯤 돼서 그 상황을 들어보니, 제가 사는 곳 근처 키예프 시내에 있는 줄리아니라는 공항이 공격을 받은 것이더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 정도 긴장 상태에서 서로 서로 외교적으로 해결을 하는 것으로 그렇게 다들 이해를 했었다"면서 러시아의 공격이 우크라이나 국민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이해됐다고 밝혔다.
생활필수품 공급 상황 역시 달라졌다. 그는 "지난주까지는 사재기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침에 상황이 급변하고 미사일을 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우유라든지 빵이라든지 마카로니 종류라든지 이런 가장 기본적인 생필품이 다 동이 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나 전기 등 기본 인프라 공급은 끊기지 않은 상태이며, 은행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사진을 보면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대거 현금 인출기 앞에 늘어서 현금을 뽑아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하루 개인 출금 가능 한도를 10만 흐리우냐(약 402만 원)로 제한하는 임시 조치를 내렸다.
우크라이나 시민 일부는 공격이 예상되는 인구 밀집지대를 피해 위협이 덜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씨도 '탈출 행렬'에 합류해 폴란드 국경 근처까지 이동했다. 그는 "평소라면 7시간, 8시간 가까이 오는 거리인데 2배가 걸렸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전 공항이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받아 모든 비행기들이 다 취소가 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러시아 공세에 대한 적의는 뚜렷하다. 김씨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너무나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결사 항전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지역별로 군인들 말고도 자치대까지도 조직해서 무기를 지급받는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