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라간 안철수… 단일화 변곡점, 최소 3번 남았다

입력
2022.02.25 04:30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몸값이 되레 치솟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물론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연대 손짓을 보낸다. 안 후보는 묵묵히 대선 완주를 준비 중이지만, 그의 결심이 흔들릴 변곡점이 최소 세 차례 남았다

‘단일화’ 말 안하는 安에 속 타는 李ㆍ尹

24일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안 후보는 ‘단일화’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회의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시간이 다 지났다. (윤 후보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짧게 답했다. 다당제 연합정치를 보장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민주당의 구애에도 “소신이 있으면 민주당이 실행하면 되지 않겠나”라며 동참에 선을 그었다.

마음이 급해지는 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상승세를 되살리기 위해 안 후보와 다시 손을 잡아야 한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단일화 결심을 막아야 한다.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21~23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9%로, 전주(8%)와 비슷했다. 안 후보 고정 지지층이 약 10% 가까이 된다는 의미다. 안 후보와 손을 잡는 후보가 확실한 승기를 굳힐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곡점①: 25일 TV토론

25일 열리는 2차 법정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안 후보의 단일화 의지가 확인될 전망이다. 21일 1차 TV토론 때와 같은 ‘윤석열 때리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또 한 번 높은 수위로 윤 후보를 몰아친다면 결별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25일 토론 주제는 정치. 이 후보는 다당제 실현·책임총리제 등 정치개혁안을 고리로 안 후보와 연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정치개혁안을 연대나 후보 단일화와 연결 짓는 건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변곡점②: 28일 투표용지 인쇄 시작

다음 분수령은 28일부터 시작되는 투표용지 인쇄 일정이다. 쫓기는 신세가 된 윤 후보 측은 이번 주말(26, 27일)을 단일화 골든 타임으로 보고 있다. 28일 이후엔 투표 용지에 ‘후보 사퇴’가 새겨지지 않아 무효표가 발생하고,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28일 전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를 찾아 설득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판한 이준석 대표에겐 자중을 주문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24일 “당대표를 비롯한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은 뒤로하고 정권교체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후보를 달래면서 단일화 의지도 내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변곡점③: 3월 4, 5일 사전투표

28일이 지나도 단일화가 완전히 무산된 것으로 볼 순 없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일(3월 4, 5일)을 3차 시한, 본투표일(3월 9일) 전을 4차 시한으로 꼽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단일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늦어질수록 동력은 떨어진다. 윤 후보가 이미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24일 “윤 후보가 여론조사상 약간의 우위를 보고 흐름을 착각해 안 후보의 오퍼(여론조사 국민경선 단일화)를 받지 않은 것 같다”면서 “단일화는 이미 끝난 상태”라고 평가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NBS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