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반군, 푸틴에 지원요청”… 美 “러시아의 위장전술작전”

입력
2022.02.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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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지원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이는 러시아의 위장전술작전(false flag)이라고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수장 데니스 푸쉴린과 레오니트 파세치니크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 ‘침략’ 격퇴를 지원해달라는 서면요청을 보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재 상황에서 민간인 희생과 인도적 재난을 막기 위해 두 공화국의 수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 제3조와 4조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의 침략 격퇴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약은 푸틴 대통령이 DPR와 LPR를 독립국으로 승인한 후 지난 21일 양측과 체결한 것이다. 여기엔 "(양측은) 평화 위협에 맞서기 위해 모든 가능한 조처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명분을 쌓게 됐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장 군대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DPR와 LPR의 요청이 있을 경우 두 공화국에 군사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의 이 같은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우크라 동부지역 분리주의자들의 지원 요청설은 "위장 전술의 실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지상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가짜뉴스와 위장전술로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경고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