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사라·한상민·황민규... 파라 알파인스키, 20년 전 감동 드라마 재연할까?

입력
2022.02.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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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주’ 최사라(19) ‘베테랑’ 한상민(43) 그리고 ‘육상 샛별’ 출신 황민규(26)로 구성된 대한민국 파라 알파인스키팀이 2022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20년 전 영광’ 재연을 위해 당찬 출사표를 냈다.

이 종목 ‘기대주’ 최사라가 가장 눈에 띈다. 생애 첫 올림픽인 2022 베이징 패럴림픽 알파인스키 회전ㆍ대회전(시각장애)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최사라는 최근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큰 무대에 출전해 설레고 기쁘다”면서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한장애인협회도 최사라가 메달권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릴레함메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슈타이나크 암 브레너 유로파컵에서도 대회전 2위, 슈퍼대회전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의 최연소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처음엔 쌍둥이 동생 길라와 함께 수영을 시작했는데 2014년 12월 스키를 처음 접하자마자 잠재력이 터졌다. △2015년 꿈나무 선수 △2018~19시즌 국가대표 선발 등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2018 평창 패럴림픽엔 나이 제한 탓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시범 선수로 설원을 달리며 4년 후 베이징무대를 꿈꿨다.

다만 최근 최사라의 가이드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가이드 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은 선수가 가이드러너(비장애인)의 안내를 받으며 함께 달리는 종목이라, 둘의 호흡이 중요하다. 최사라는 “(가이드가) 갑자기 변경되면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평소에도 다른 가이드와 훈련을 해왔다. 큰 문제는 없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남자부에선 장애인스키 간판 한상민이 20년 전 자신의 영광에 재도전한다. 1996년 ‘대한민국 1호 파라알파인스키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린 한상민은 6년 뒤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패럴림픽에서 은메달(알파인 좌식)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의 메달이었다. 하지만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에선 모두 경기 도중 미끄러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14 소치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어깨부상을 안고 출전한 2018 평창에선 11, 12위권에 그쳤다. 5번째 패럴림픽에 도전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그는 “마지막 패럴림픽이라 생각한다”면서 “솔트레이크시티의 영광을 재연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황민규는 ‘육상 샛별’이었다. 육상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멀리뛰기와 높이뛰기에서 모두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신인상을 받았다. 고교 때에 이미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첫 패럴림픽이었던 2018 평창에선 회전 종목(시각장애) 13위에 오르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최근 2021 악사머 리줌 유로파컵 3위(활강), 2022 슈타이나크 암 브레너 유로파컵 3위(슈퍼대회전, 대회전) 등 상승세를 탔다. 황민규는 “평창 대회에선 첫 출전이라 그런지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베이징에선 메달이란 결과로 증명하고 싶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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