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자녀를 둔 서울 양천구 김모(39)씨는 개학을 앞두고 애가 탄다. 정상등교 원칙을 강조해온 정부가 '개학 후 2주간은 학교장 재량으로 원격수업 전환이 가능하다'고 발표하면서다. 맞벌이를 하는 김씨는 개학 직전 확진자가 많다는 이유로 원격수업 전환이 이뤄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의 정상등교 방침이 선회함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당장 3월 2일에 학교를 보내야 하는지부터가 헷갈린다. 2주간 원격수업이 가능하다던 교육부는 다시 개학 첫 주는 대부분 정상등교가 이뤄질 것이라 안내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28일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해 방역당국 지침에 따른 확진, 격리 대상 학생을 가려내고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만 3월 2일 등교시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배부하고 사용법을 교육한 뒤 곧바로 귀가 조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3월 2일 키트를 받아 가 그날 저녁, 혹은 다음 날 아침 검사한 뒤 양성 여부를 앱에 입력하면, 양성이 나온 학생 수가 많다 해도 원격수업으로 바로 전환하긴 어렵다. 고로 3월 3일에도 등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 날인 3월 4일은 금요일이라 다음 주에 쓸 키트 2개를 받기 위해 등교해야 한다.
교육부 이지현 교수학습평가과장은 "첫 주는 사실상 대부분의 학교가 등교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키트 검사, 앱 입력이 의무 사항은 아니다. 28일 결과를 가지고 어느 정도 실태 파악이 이뤄졌다고 확답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교육부가 책임지고 통일된 기준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감염 등 급박한 상황에서는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에서 2주 동안 전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식의 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학부모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교육부가 발표한 새 학기 학사운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간담회에는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학부모 20명이 참석했다. 유 부총리는 "오미크론의 확산에도 새 학기 우리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수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학부모들의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