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진격을 명령한 가운데 국경 인근에서 의문의 부대가 포착됐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 러시아군의 선봉에 섰던 특수부대 '리틀 그린 맨'(little green man)으로 추정되는 군사 행렬이 목격된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으로부터 약 96.5km 떨어진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도누 인근 고속도로에서 휘장 등 아무런 표시가 없는 초록색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리틀 그린 맨은 부대 마크나 군번, 명찰 등이 없는 초록색 군복을 입어 신원 파악이 어려운 군인을 뜻한다. 2014년 당시 '크림반도의 러시아 합병을 원하는 민병대'라고 주장했던 존재들이다. 당시 우크라이나 언론을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러시아 정부는 자국과 상관없는 군대라고 부인했지만, 이듬해 푸틴 대통령에 의해 러시아 특수부대원임이 확인됐다.
도로에 1.6km가량 늘어선 군용 차량에는 번호판이 없고 수십 명의 군인들이 입은 군복 어깨엔 하얀색 리본이 일부 달려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신문은 이들에게 소속을 나타내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는 점에서 2014년 리틀 그린 맨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인근의 다른 도로에서는 천으로 덮어놓은 미사일 장비를 실은 군용 차량이 줄지어 고속도로를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주 내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향하는 군대와 군사 장비의 움직임을 추적해왔다. 이들은 시민들이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영상과 사진에 의존해왔다. 현재 틱톡에는 위치를 로스토프와 돈바스 등 국경 지대로 표기한 군대 행렬 영상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2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탱크 5대를 포함한 군사 행렬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군대의 소속은 식별할 수 없었지만,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 진격을 명령한 지 몇 시간 만에 이 군대가 등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