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 후지산이란 건 한국인도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두 번째로 높은 산은 어디일까.
일본인조차 잘 모르는 ‘두 번째로 높은 산’ 기타다케(北岳)산(해발 3,193m)이 있는 야마나시현 미나미알프스시 주민 등이 전국 각지의 2등 명소가 있는 지역 단체와 함께 ‘넘버2 협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마침 날짜에 숫자 2가 6번이나 들어가는 2022년 2월 22일 오후 2시에 발족식을 겸한 제1회 ‘넘버2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앞으로 2년마다 회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온라인으로 열린 첫 번째 회의에선 매년 2월 2일을 ‘넘버2의 날’로 지정하기로 하고, 일본기념일협회에 기념일로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이날은 ‘넘버2의 가치를 확인하는 하루’가 되도록 2와 인연이 있는 사물이나 사람을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축하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협회 발기인이자 대표를 맡은 나토리 다이스케(41)씨는 미나미알프스시에서 숙박시설을 경영하고 있다. 그는 2위는 1위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다는 아픔이 있지만,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역 활성화를 꾀하자는 목표로 이 협회를 발족시켰다고 한다.
협회에는 미나미알프스시 료칸(온천여관)업자들이 결성한 단체와 함께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 가스미가우라(霞ヶ浦)가 있는 이바라키현 가스미가우라시 소재 기업 ‘가스미가우라 미래 만들기 컴퍼니’와 일본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시계탑 ‘신코로(辰鼓楼)’가 있는 효고현 도요오카시 이데이시마 마을의 비영리(NPO) 법인 ‘다지마쿠니데시 관광협회’ 등이 함께 참가했다.
사실 신코로는 그동안 삿포로시 시계탑과 같은 해에 만들어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탑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건립 14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 그동안 불명확했던 시계의 최초 가동 날짜를 조사한 결과 삿포로시 시계탑보다 27일 늦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이 내용을 발표해야 할지 망설이다 결국 공개했는데, 오히려 다수 매체에 보도되면서 더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협회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향후 다양한 2등 명소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나토리씨는 “1위가 되지 않아도 2위도 가치가 있다”며 “호기심과 겸허함, 남이 아직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는 느낌 등 2위만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2위를 모아 알리는 프로젝트가 재미있다고 생각되면 교류하고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관광 효과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