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환자 링거에 세정제 넣고 "혈관 뚫는 약" 거짓말... 30대 실형

입력
2022.02.22 08:51
술 취해 남의 집 침입하고 LP 가스 유출·난동도
대전지법 "엄벌 마땅하지만 반성" 징역 3년 선고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의 링거에 세정제를 주입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 박헌행)는 특수상해·가스유출·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화상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한 대전 동구의 한 병원 병실에서 잠들어 있던 환자 B씨의 링거 호스 안에 주사기로 욕실용 세정제를 주입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가슴 등에 고통을 호소하는 B씨를 위해 간호사가 링거를 새 것으로 교체해 주자, 1시간 뒤 같은 방식으로 세정제를 피해자의 링거 수액 안에 재차 주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B씨는 흉통과 물질 중독, 다장기부전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술을 마신 채 범행을 저지른 A씨는 세정제에 대해 "혈관을 뚫어주는 약"이라고 거짓말하기도 했다.

A씨는 2020년 8월 술에 취해 다른 사람 집에 침입하거나, 액화석유(LP) 가스통 밸브를 열어 가스를 유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엽기적 범행을 저지르는 등 엄벌이 마땅하지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앞으로 술을 끊고 새로운 사람이 될 것을 다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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