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자 서방측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두 분리주의 세력 영토를 인정하는 것은 국제법 및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 민스크 협정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EU와 파트너들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하여 단결된 결의로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국(NATOㆍ나토) 사무총장도 성명을 발표해 “러시아의 결정을 규탄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더욱 훼손하고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을 약화시키며 민스크 협정을 위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분리주의자들에게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며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주권, 독립, 영토 보전에 대한 존중을 재확인했다. 나토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성명에서“유엔 총회 결의안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주권, 독립, 영토 보전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즉각 강력 규탄 메시지를 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이같은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각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곧 소위 DPR과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 행정명령은 우크라이나의 이들 지역에서 활동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노골적인 국제협정 위반과 관련된 추가 조치들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이러한 조치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 침공할 경우 우리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준비해 온 신속하고 가혹한 경제 조치들과 별개이며 (거기에)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및 EU 제재조치를 촉구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엘리제궁)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의 돈바스 독립 승인은) 명백히 국제 약속을 위반한 것이며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내일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과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공격에 대응해 새로운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