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탓하고 위협하는 李ㆍ尹의 우려스러운 언론관

입력
2022.02.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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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현장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취재진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 후보가 20일 안양중앙공원 유세에서 언론을 맹비난하자 지지자들이 연단 근처의 취재기자 10여 명에게 ‘기레기’라고 야유를 퍼부은 데 이어 풍선으로 머리를 치거나 발길질을 해댔다. 흥분한 지지자들의 가벼운 물리력이라 하더라도 취재기자를 향한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정당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불상사가 이 후보 책임은 아니지만 언론 탓 유세는 부적절했다. 그는 1만여 군중 앞에서 “언론에서 (저에게) 맨날 욕만 한다”며 “요만한 것이 이만하게 나오고, 상대방은 이만한 것이 요만하게 나온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해 연말에도 지지자들을 향해 “언론을 믿지 못하겠다. 여러분이 직접 기자가 되어 알려달라”며 다소 선동적 연설로 언론환경을 탓했다. 제기된 의혹은 충분히 해명하고 편향보도는 절차적으로 해결할 일이지 검증 차원의 언론보도를 탓하는 건 곤란하다.

윤석열 후보의 언론관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이달 초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을 운운하며 언론의 책임성 강화를 주장했다. 지난해 민주당이 징벌배상을 골자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을 시도할 때 언론재갈법이라고 비판했던 당사자가 6개월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각종 언론단체에서 언론탄압을 우려하는 연대 성명을 발표했음에도 윤 후보나 캠프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명도 없다.

자신에게 불리한 언론보도를 탓하고 언론을 위협하는 양강 후보의 언론관은 모두 위험스럽다. 언론을 갈라치기하는 분열적 사고와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반민주적 인식에서 비롯된 그릇된 언론관으로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언론 불신을 조장하고 선동하는 유세나 발언을 자제하고 언론을 통해 국민과 보다 건강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