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왕따 주행’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김보름(강원도청)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김보름은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5위(8분 16초 15)로 들어왔다. 2018년 평창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보름은 이번에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4년 전 ‘악몽’을 어느 정도 떨쳐내는 계기가 됐다.
평창 올림픽에서 김보름은 팀 추월 경기 도중 같은 팀 동료 노선영을 따돌렸다는 의혹을 받아 국민적인 비난을 받았다. 이후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딴 뒤 링크 위에서 큰절을 하며 국민들에 고개를 숙였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당시 ‘왕따 주행’ 논란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와 법정 공방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진실이 밝혀졌다.
김보름은 이날 경기 후 “4년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오늘 이렇게 많은 분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제가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또 아무도 응원을 안 해주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래도 많은 분이 연락해주시고, 응원 메시지를 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메달은 못 땄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만족했다.
“레이스 중반 이후부터 앞쪽에 있겠다고 작전을 세웠는데 조금 서두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마지막에 체력 부담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정말 많이 노력했고, 과정에 후회도 없다. 결과 역시 제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응원’에 대한 질문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장 두려웠던 것은 다시 사람들에게 제가 부각되고, 또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응원이 없었다면 5위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응원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라는 것을 느낀 지금이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 같다”면서 “올림픽 때마다 눈물 흘리는 모습만 보여드렸다. 이제 밝게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