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난소암은 90% 이상이 난소 표면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다. 난소암은 매년 2,500명 정도 진단되며 10만 명당 6.5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발병률은 낮지만 여성 암 사망자의 47%로 여성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독한’ 암이다(국가암등록통계). 2018년 난소암으로 사망한 여성은 1,200명이 넘는다.
난소암은 주로 50~70세에 발생하는데 최근 30대 젊은 여성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신ㆍ출산 여성이 줄어들고, 고지방ㆍ고칼로리 식습관, 비만 등과 관계있는 것으로 보인다.
난소암은 부인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지만 치료 성적은 병기에 따라 다르다. 초기에 진단되면 생존율이 85~95% 정도로 높다. 하지만 난소암의 70%는 3기 이상의 진행성 병기에서 발견된다. 3기의 경우 생존율은 30~40%, 4기의 경우 10~20%로 줄어든다.
난소암은 복강 안쪽 깊은 곳에 난소가 자리해 있고, 초기에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을 때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난소암은 조기 진단을 위해 1, 2년 주기로 검사한다고 하더라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빠르게 자라는 암이다.
난소암 증상으로는 △배가 커지거나 △속 더부룩함 △포만감 △먹기 불편함 △복통 △자주 소변이 마렵거나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것 등이다.
난소암 진단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신체검사에서 난소암이 의심되면 골반 진찰, CA-125 종양 표지자 검사,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촬영) 등으로 자궁 종양인지 난소 종양인지 여부, 종양 내부 구조, 암 전이 유무 등을 알아낸다.
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런 검사로 종양의 양성ㆍ악성 여부를 추정하지만 개복 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로 난소 종괴를 떼낸 뒤 조직 병리 검사로 최종 진단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수술 전 검사상 명백히 난소 또는 골반 내에 국한된 경우, 특히 임신ㆍ출산이 끝나지 않은 가임기 여성에서는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난소암 치료법은 1차적인 치료법인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으로 구성돼 있다. 난소암은 1기암이라도 아주 초기를 제외한 모든 환자에게서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해 혹시나 남았을지 모를 암세포를 제거해 암 재발 확률을 낮추고자 한다. 수술은 자궁 절제 및 양측 난소ㆍ난관절제술로 시행된다. 항암화학요법은 환자의 상태와 그 목적에 따라 약제의 선택 및 투여법이 달라진다.
권병수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표적 치료제 일종으로 신생 혈관의 생성제인 베바시주맙과 BRCA 돌연변이 변이 환자에 사용 가능한 PARP 억제제가 개발돼 난소암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표적 치료제인 ‘PARP(Poly ADP Ribose Polymerase) 억제제’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PARP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난소암 환자의 50% 정도는 DNA 복구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관찰된다.
대표적으로 BRCA1/2 변이로 난소암의 15~20%에서 보고된다. 이런 변이가 있는 난소암은 PARP 억제제가 큰 효과를 보인다. 조현웅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BRCA1/2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에서 수술 및 1차 항암 치료 후 PARP 억제제로 치료했을 때 무병생존기간이 40개월 넘게 연장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