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에 민주주의가 사라졌다"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다름을 포용하지 못하는 독선에 사로잡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586 세력이 주축이 된 지금의 민주당과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586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보수 진영의 심장인 대구·경북(TK)을 방문 중인 윤 후보가 유세 도중 갑자기 '민주당 저격' 게시글을 올린 데는 사연이 있었다.
전날 수도권 지역을 훑은 윤 후보는 서울 서초구 유세에서 본인을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시민을 만났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유세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이 시민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들이 무차별적으로 민주당원들을 향해 보복성 고발을 일삼고 있다"고 하소연하며 민주당을 비판했다고 한다.
윤 후보가 언급한 시민은 전날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진행된 유세 현장에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의 목도리를 두른 채 등장한 한 여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당시 유세 현장 녹음 파일에 따르면, 자신을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이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에 반대하는 글을 썼거나, 비판하는 현수막을 만든 민주당원들을 보복성으로 고발하고 있다"며 "겁을 줘서 아무 말도 못 하게 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원으로 너무 창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포함한 많은 민주당원이 지난 몇 년간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해왔지만, 그 이유로 윤 후보 진영으로부터 고소·고발당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여성이 실제 민주당원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 여성의 발언을 전하며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다른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주의가 사라진 민주당의 현재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을 비판하는 윤 후보의 메시지엔 일종의 갈라치기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전체를 부정하기보다는,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586 세력만 타깃으로 삼는 전략이다.
실제 윤 후보는 DJ와 노무현 끌어안기에는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제주 해군기지 강정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며 울먹였는가 하면, 16일 호남 지역 유세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DJ와 노무현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경북 상주 풍물시장 유세에서도 윤 후보는 "민주당에도 괜찮은, 좋은 정치인들이 많이 있는데, 소수의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서 상식에 반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당 밖에서, 당 안에서 조종하니까 상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들이 기를 못 쓰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