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린 구, 하프파이프 金...압도적 기량으로 베이징 2관왕 달성

입력
2022.02.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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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웅 에일린 구, 스키 하프파이프 금메달 
순조로운 경기로 베이징올림픽 2관왕 달성
빅에어 금, 슬로프스타일 은 이어 세 번째 메달

미국에서 귀화한 중국의 스키 스타 에일린 구(19·중국명 구아이링)가 주 종목인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올림픽 2관왕을 달성했다. 이로써 에일린 구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중국에 메달을 세 개째 선사하게 됐다.

1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에일린 구는 2차 시기 95.25점으로 우승했다. 전날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에일린 구는 이날 12명이 겨룬 결선 1차 시기부터 유일하게 90점대 점수인 93.25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2차 시기에선 같은 루틴으로 더 높게 점프해 결선 최고 점수인 95.25점을 받아냈다. 결선은 총 세 차례 시기 중 가장 높은 최고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에일린 구는 2차 시기에서 900도(두 바퀴 반)를 두 번 연속 돌고 이어 720도, 540도 회전을 성공해냈다. 준비한 연기를 순조롭게 수행해낸 에일린 구는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굳혔다. 3차 시기에서 마지막 순서로 준비하고 있던 그는 금메달을 확정 짓자 감격한 모습으로 코치와 포옹했다. 이후 유쾌한 세리머니 런을 선보였다.

에일린 구는 경기를 마치고 "이번 올림픽은 내 인생을 바꿨다"며 "빅에어에서 마지막으로 연기하는 순간에 내 삶이 달라질 거라곤 생각했지만, 이렇게 은메달과 또 다른 금메달을 따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막식부터 매일 스키를 타서 지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면서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에일린 구는 경기 전부터 하프파이프 금메달 '0'순위였다. 그는 2021~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4차례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8일 빅에어 금메달, 15일 슬로프스타일 은메달을 따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17일 하프파이프 예선에서는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두 번 연속 90점대를 기록했다.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며 올림픽을 즐기고 있는 에일린 구는 경기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메달을 걸고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에일린 구는 중국 동계 선수 중 최고의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일린 구는 15세인 2019년부터 중국 국적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루이뷔통을 비롯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중국 내에서도 여러 광고에 출연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에일린 구는 최근 때아닌 특혜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에일린 구가 올림픽 기간 중 자유롭게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모습을 한 누리꾼이 댓글로 지적하자, 그는 "누구나 VPN(가상사설망)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답했다. VPN이 중국 내에서 불법인 걸 인식하지 못한 채 무심코 답한 그의 댓글이 중국 여론의 비난을 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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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경기에서 캐시 샤페(캐나다)는 90.75점으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레이철 카커(캐나다)는 87.75점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한국 선수단 김다은(서초고), 장유진(고려대)은 17일 예선에서 탈락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