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에도 출전한 발리예바, 연이은 '꽈당'에 개인전 메달 좌절

입력
2022.02.18 00:48

'도핑 파문'에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던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가 연이은 실수로 최종 4위로 추락했다.

발리예바는 17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1.9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82.16점을 받은 발리예바는 합계 224.09점으로 전체 4위에 머물렀다.

볼레로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발리예바는 첫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는 착지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음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착지에 균형을 잃으며 언더로테이티드 판정을 받았다. 이후 첫 번째 쿼드러플 토루프를 실패했고 두 번째 쿼드러플 토루프는 엉덩방아를 찧었다. 전 세계적 비난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단호한 대응에 정신적으로 흔들린 모습이었다. '기록 제조기'라는 명성과는 걸맞지 않은 연기에 관중석에서 헛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연기를 끝낸 뒤 자신의 점수를 확인한 발리예바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을 통과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제출한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효과도 내는 금지 약물 트리메타지딘이 발견됐다.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올림픽 출전을 허가하고 발리예바도 출전을 강행하면서 국제적인 비판에 부딪혔다. 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획득하면 메달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그의 기록 옆에도 별표를 붙이기로 하는 등 사실상 그를 투명인간 취급하기로 결정했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지 못한 발리예바는 결국 개인전 메달을 거머쥐기도 전에 스스로 무너졌다.

베이징 최동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