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윤석열, 선거운동원 빈소 짧은 만남이 유대 강화 계기"

입력
2022.02.17 13:00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安, 완주해도 정권교체 주역 어려워
여론조사 경선 방식 단일화는 불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유세차량 사고로 숨진 국민의당 선거운동원 빈소를 직접 조문하는 등 야권 단일화 협상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만남이) 짧지만 여러 가지 대화를 할 수 있는, 서로 간 심적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는 충분히 되었다고 본다"고 평했다. 단일화 성사에 대해 "안 후보가 대선에서 완주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보면서도 "여전히 단일화에 응할 여지도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빈소에서) 단일화 논의가 있었든 없었든 후보끼리 만나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건 대선 기간 중에 거의 기회가 없을 가능성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화를 나눴다는 것 자체로 앞으로 소통이 훨씬 잘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다만 빈소 대화가 단일화의 첫걸음이 될지는 "앞으로의 결과에 따라 좀 다르게 해석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진전 없던 야권 단일화 논의...물꼬 트나

지난 13일 안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야권 단일화를 국민의힘에 공개 제안한 후 단일화 방식을 두고 양당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이틀 후 국민의당 유세차량 사고로 2명이 숨지면서 안 후보의 선거 유세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밖에서 볼 때 단일화 논의 진전이 없다'는 진행자 의견에 김 최고위원은 "설사 물밑 대화가 있다 하더라도 공개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닌 것 같다"며 "지금 상황이 어떤 막후 대화를 통해서 그 문제를 풀어가고 있는 단계는 넘어선 것 같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제안한 국민 여론조사 경선 방식에 대해선 "시기적이든 또는 이미 우리 당의 많은 분들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와서 다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거론해 협의하기에는 한 국면이 지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전략통' 김 최고위원의 눈에도 야권 단일화 성사 여부는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 그는 안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대해 "이번 대선에 출마할 때는 어느 때보다 완주해서 정치적 이상을 공고하게 세우겠다는 의지가 강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안 후보가 완주하면 정권교체 주역이 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안 후보가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정권교체 방식을 고민하지 않겠나" 하고 여지를 남겼다.

단일화 성사는 "결국 신뢰가 쌓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제 안 후보께서 얼마나 신뢰를 갖게 됐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안 후보께서 다시 새로운 선택과 단일화에 마음을 열어 주는 새 국면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윤 후보 굿판 연루설에 "김의겸 행동이 기괴"


또한 김 최고위원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후보 부부가 건진법사의 굿판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이제 헛소리 그만하시고 좀 그냥 계시는 게 낫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의겸씨가 흑석동에 가서 땅 투기 한 이후로 보여주는 여러 가지 행동이 하도 기괴해서 별로 신뢰하고 싶지도 않다"며 "보도에 따르면 그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 등도 있었고 그 지역에 유력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지방의원들까지 (이름을) 잔뜩 올려놨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분들이 통상적으로 유력 인사들 이름을 걸어놓고 나머지 신도들한테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는 그런 경우가 좀 있었다"며 "이런 것 전부 다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유독 그런 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연등은 본인들이 달아 달라고 한 것이고 문 대통령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고 한다면, 도지사나 지방의원들은 다 돈 내고 '나는 이 행사에 꼭 참여하고 싶으니까 내 연등을 달아달라'고 했다는 것을 전부 입증을 해보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진행자가 '그 지역의 정치인과 대통령의 이름은 다른 사람이 그냥 복을 빌어준다는 의미에서 달았을 수 있지만 뜬금없이 서울에 있는 중앙지검장과 코바나콘텐츠 대표 이름이 걸린 거 보면 다른 사람이 한 것 아니겠냐는 취지'라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너무 그 근거도 없이 매번 이야기하고 있는데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예정된 유승민 전 의원과 윤 후보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유 전 의원께서 조금 미온적으로 계셨는데, 후보와 함께 만나 뜻을 모은다면 원팀으로 우리 당의 집권을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 주시는 것"이라며 환영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최측근인 정성호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념과 진영에 관계없이 국가 경영에 필요한 유능한 인재들을 널리 쓰겠다고 약속했다"며 집권 시 유 전 의원 등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에 "윤 후보와 (한때) 경쟁자로서 약간의 각을 세웠던 분을 일부러 골라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크게 진정성도 없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그렇게 좋게 들리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