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를 일본도(장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제14형사부(부장 김동현)는 16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장모(50)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장씨는 지난해 9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에서 아내를 1m짜리 장검으로 10회 이상 찌르고 베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고, 장인어른이 살해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굉장히 끔직하고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방청석 유족들에겐 "자녀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전문가 상담 등에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장씨가 어릴 적 부모의 이혼 등을 겪어 정서 불안이 있는 점,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16년부터 피해자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깔았고 주거지 등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했다"며 "피해자가 가족 및 지인과 일절 연락을 못 하게 하는 등 강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온 만큼 폭력적 성향이 충분히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은 장씨의 폭력성이나 집착에 대한 검찰 주장이 과장됐다고 맞섰고, 장씨는 눈물을 흘리며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