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는 유럽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서방과의 합의로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외교적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며 대화를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는 상황 전개에 따라 행동하겠지만 서방 파트너들과 합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전쟁을 원하느냐"라고 자문한 뒤 "당연히 아니다"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협상 과정을 제안한 이유"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추진은 러시아의 안전보장을 위협하므로 협상을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 일어나고 있다며 '민스크 협정' 진전을 통한 분쟁 해결을 촉구했다. 민스크 협정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이후 우크라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계속된 친러 분리주의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교전을 중단하기 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가 맺은 휴전 협정이다.
그러면서 그는 서방과의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안보 이슈에 대해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숄츠 총리와의 회담 뒤 발트해 해저를 통과하는 러·독 직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이 가동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어떻게든 유럽의 위험한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의 동유럽 확장은 현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당장 나토에 가입한 것도 아닌데 러시아가 자꾸 이를 정치 현안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에서 전쟁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건 우리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숄츠 총리는 "러시아의 병력증강을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긴장 완화가 시급하다”며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외교적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한 건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숄츠 총리는 푸틴이 언급한 돈바스 지역의 충돌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나는 노르망디 형식이 갈등 해결에 있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독일과 유럽에 지속가능 한 안보는 러시아와 협력할 때만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르망디 형식이란 2015년 민스크 협정 당사국간 협상을 일컫는 말로, 당시 협상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1주년 기념식에서 이뤄져 유래했다.